얼음 꽃 -여자의 이야기-

by Lunar G

더는 울고 싶지 않은데

우는 모습을 너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데

이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로 얼음의 성을 만드는 일 더는 하고 싶지 않은데

네가 곁에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걸까


너에게 옆얼굴을 보인 채

드러나지 않게 눈물을 삼켜

내가 울면 너도 울 테니까

네가 울면 나는 굳어버릴 테니까

그러면 그리움의 얼음으로 박제된 나라는 꽃을 너에게 줄 수 없을 테니까


네 목을 만져주고 싶었는데

심장에 손을 덧대주고 싶었는데

이마를 만져주고 싶었는데

쉼 없이 사랑을 속삭여주고 싶었는데

눈에 입술을 포개고 싶었는데


네가 너무 좋아서

널 사랑한 시간이 너무 아려서

널 그리워한 시간이 너무 깊어서

네가 곁에 있는데도 널 마주 볼 수조차 없어

사랑의 얼음 속에 피워낸 꽃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러내리고 있어


눈물이 꽃잎을 적셔

꽃가지를 타고 내려온 눈물이

눈같이 소복이 쌓여가며

너덜너덜해진 가슴을 매만져

가슴 위에 손을 얹으며 소리 없이 외쳐


사랑을 속삭여줘

그 온기로 이 얼음을 녹여줘

이 얼음이 뱉어내는 그리움의 눈물을 받아

사랑의 시를 써 줘

그 시로 당신을 위한 소중히 지켜온 나라는 꽃을 꺼내 줘


R Magritte_Le Tombeau des Lutteurs.jpg R Magritte_Le Tombeau des Lutte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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