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도
여길 걷는구나.
이 강은 처음이야.
고즈넉한 강변을 나란히 걸으며
네 숨소릴 들어.
이젠 제법 나이를 먹었는데
가지런한 네 호흡은 여전하네.
사람들이 더디 지나가고
빛은 강 위에서 별이 되어 흐르고
달은 구름 뒤에 숨었고.
더없이 평화로운 풍경이야.
귀를 관통하는 건
발소리,
숨소리,
바람소리 밖에 없는데
모든 게 더없이 충만해.
이런 느낌,
참 오랜만이다.
늘 불안했는데
늘 쫓기듯 사는 것 같았는데
얼마 만인지 모를 여유로움,
어둠인데 빛이 드는 느낌,
참 좋네.
덥고 습한 이 여름이
왜 청량하게 느껴지고
질척하고 질펀한 오늘이
왜 견딜만하다고 생각되는지.
이 아이러니함이
신기하기만 할 뿐,
이윤, 잘 모르겠어.
마주 잡은 이 손만 보일 뿐.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