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9.11을 겹쳐보며
근무지가 아무래도 서울 한복판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수줍게 매달려 있는 노란 리본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그 작은 동질감이. 생면부지의 사람을 나와 같은 테두리로 묶어 준다.
9.11 테러 직후, 밀튼 글레이저는 본인의 그래픽 디자인에 준 작은 변화만으로 비탄에 빠져 있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울림을 주었다. "I ♡ NY MORE THAN EVER". 그 어느때보다도 뉴욕을 사랑한다는 메시지. 그리고 하트 한구석에 새겨진 그슬린 상흔. 그 그슬림은 사람들의 사랑을 증폭시켰고 하나로 묶어 내었다.
그 표상을 입고 다닌 사람들은 아마 서로에게서 깊은 연대감을 느꼈겠지. 우리 모두, 똑같은 고통을 입은 사람임을. 상처입었음을. 그럼에도 상처입은, 그것을 그 무엇보다 사랑함을.
500일 넘게 지난 이 시점에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노란 징표를 이렇게 생각해 주면 안 될까. 누군가에게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고통을, 같이 짊어지고 가려는 시민들의 하나된 움직임이라고. 우리 사회에서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연대'의 상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