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그네를 타던 때가 떠올랐다.
그네를 한참 타다가 고개를 바짝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다 눈을 감는다. 그네에 매달려 눈을 감은채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처음에는 좀 불안하지만 이내 편안해진다. 엄마가 품에 안은 채 살살 흔들어주면 잠이 드는 아기처럼.
플라잉요가에서는 해먹에 앉거나 해먹 안에 들어가서 하는 동작들도 있지만 그네를 타듯이 해먹을 밟고 서서 하는 동작들도 많다. 그네를 타듯이 해먹을 그네의 의자라고 생각하고 밟고 올라선다. 그러고는 그 상태에서 여러 가지 동작들을 한다.
너무 그네를 타듯이 신나서 해먹에 올라갔나 보다. 해먹을 양손으로 잡고 서 있는데 해먹이 그네처럼 사정없이 앞뒤로 흔들린다.
'오호. 이것 봐라. 그네 타는 것처럼 재미있네.'
플라잉요가 수업이 아니었다면 정말 그네를 타는 것처럼 다리를 굴러 보았을 것이다. 그러면 정말 그네처럼 될까. 궁금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수업시간. 머리를 흔들어 잡생각을 떨쳐내고 다시 수업에 집중한다.
"자, 양손을 배꼽 앞에 놓고 눈을 감고 편안히 쉬실게요."
선생님의 주문이 내려온다.
이 말을 분석하면.
첫째, 해먹을 잡은 두 손을 놓는다.
둘째, 아이들이 배꼽인사를 할 때처럼 양손을 배꼽 위에 포개어 놓는다.
셋째, 눈을 감는다.
넷째, 편안함을 느낀다.
아래 그림처럼.
1단계와 2단계는 거의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안 그러면 떨어지니까. 그런데 앞뒤로 그네 타듯 흔들리는 해먹에서 두 손을 놓으려니 또 불안함이 밀려온다. 가까스로 해먹을 잡은 손을 놓고 배꼽손을 해 본다. 여전히 불안하다.
3단계와 4단계. 눈을 감고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눈을 감아본다. 한층 더 불안하다.
소심하게 배꼽을 가리고 있던 한 손이 슬그머니 해먹을 잡으러 간다. 그나마 나머지 한 손이 여전히 배꼽 위를 지키고 있음에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몽글몽글 올라온다.
해먹이 흔들리니 그다음에 이어지는 동작들이 자동으로 난이도 업그레이드가 된다. 스키 초보가 중급 코스에서 타는 느낌. 불안함을 잠재우려고 해먹을 꽉 잡으니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가고 자세는 더 부자연스러워진다.
어릴 적 눈을 감고 타던 그네가 아니다. 플라잉요가에서 해먹 위에 올라갈 때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필요하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침대에만 필요한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