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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철 Mar 23. 2022

블로그 맛집 검색은 왜 항상 실패하는 걸까?


얼마 전 어머니 생신이었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사드리려고 인터넷에서 맛집을 검색했다. 어머니 이가 좋지 않으셔서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찾았다. 두부 전문점을 찾았다. 풍경도 좋은 곳을 찾았다. 검색창에 두 분 전문점들을 소개하는 포스팅이 떴다. 댓글에는 맛있다는 후기들이 달렸다. 가장  후기가 많고 맛있다는 댓글이 달린 식당에 전화를 했다. 내부 전경도 깔끔하게 나와서 어머니와 형과 함께 바로 갔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보니 배달 전문점이었다. 식당 내부도 깔끔했던 사진과는 달리 좁고 허름했다. 



사진-pixabay


어머니 생일이라 맛집을 찾아서 광주까지 왔는데 완전히 속은 기분이었다. 반찬도 짜거나 매웠다. 어머니가 국물을 한수저 뜨시더니 조미료가 많이 들어갔다고 하신다. 어머니는 돌봄시설에서 수년째 아이들을 위해 음식 조리를 하신다.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마저 맛이 없었다면 그날 우리 가족은 굉장히 속이 상했을 것이다.  


어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오랜만에 학교 선배와 통화를 하다가 오늘 점심 약속을 잡았다. 선배 친구도 함께 하기로 했다. 지난번에 선배가 저녁을 샀으니 이번 점심은 내가 사기로 했다. 약속 장소를 잡았지만 딱히 갈만한 식당이 없었다. 인터넷에서 맛집을 검색했다. 가장 후기가 많은 육개장 전문점을 확인하고 갔다. 시설은 사진처럼 넓고 깔끔했다. 육개장을 주문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맛이 없었다. 전문점 치고는 맛이 기대 이하였다. 자주 가던 분식집에서 먹던 육개장보다 맛이 없었다.


집에서 손수 만든 부추전과 막걸리 한잔의 행복


메뉴판에 듬뿍 들어갔다는 소고기는 몇 점 보이지 않았다. 대파와 숙주 등 채소도 오래 끓여서 그런지 식감이 무르고 흐물흐물했다. 반찬으로 나온 생채와 깍두기도 맛이 없었다. 육개장 전문점이라면 반찬도 신경을 써야 할 텐데 실망이었다. 소고기 육수는 괜찮았지만 전체적으로 실망이었다. 식당을 나서면서 맛있게 먹었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두 사람도 같은 표정이었다. 


맛집을 검색하고 간다는 것은 최소한 그 식당이 내세우는 음식이 맛있을 것을 기대하고 가는 것이다. 분식집에 비하면 가격도 더 비싼데 오히려 맛은 더 없으니 화도 나고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맛집 검색을 통해서 간 곳이 마음에 들었던 적이 거의 없다. 블로그 맛집 검색은 왜 하필 실패하는 걸까? 사실 그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다. 검색창에 가장 먼저 뜨는 식당이 돈을 받고 쓰는 체험후기나 홍보성 글임을 안다. 하지만 모임이나 약속이 잡히면 딱히 떠오르는 식당이 없으니 매번 속는다. 다음엔 제대로 된 맛집을 검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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