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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빛

색깔이 주는 느낌적인 느낌

by 그리여

빛은 느끼는 것일까 보는 것일까

빛이 있어서 빛깔이 만들어진다.

흔히 알고 있는 빛의 3 원색은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이다.

빛으로 인해 보이는 색을 우리는 받아들이고 그 빛 안에서 색깔마다 의미를 부여한다.

"사람들이 그러더군. 빨간색은 불의 색깔이라서 뜨거운 느낌을 주고 흰색은 눈의 색깔이라서 차가운 느낌을 주니까 그런 식으로 대충 알아서 이해하라고 말이야." P26

"빛을 찾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캄캄하고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것으로부터 빠져나와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돼......." P48

눈먼 어린 왕자에서 발췌

어린 왕자와 만나는 꿈을 꾸는 눈먼 아드리앵은 어린 왕자처럼 고약하고, 불완전하고, 모순에 가득 차 있는 이 세상이 온통 사랑의 빛으로 가득 차길 바라고 있다.

보이다가 사고로 인하여 보이지 않았기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고통과 절망을 느끼면서도 사랑의 빛을 찾으며 치유한다.

아드리앵은 사랑하는 사미라를 위하여 끝없는 애정과 우수를 담고 음악은 끊임없이 그를 그녀에게로 데리고 갔다. 자신이 이토록 열정적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잘하는 것은 오직 그녀 때문이라고 느낀다.

소리로 어둠을 걷어내고 사람들과 화해하고 행복의 빛으로 만난다.



나는 명확한 색깔보다는 채도가 낮고 명도가 높은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의 색 파스텔톤을 좋아한다.

은은하고 따뜻한 느낌의 색은 보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열정적인 빨간색은 왠지 델 거 같아서 푸른 계열의 색을 좋아하지만, 선명한 푸른색보다는 창가에 걸린 흰 커튼 사이로 빛이 만들어내는 잠깐의 색 비취색을 좋아한다.

뭔가 싱그럽고 인간의 것이 아닌 산뜻함이 느껴진다.

인간은 복잡 미묘해서 도대체 무슨 색깔인지 알 수가 없다.


사람에게도 그에 걸맞은 빛깔이 있다.

차가운 사람. 따뜻한 사람. 애매한 사람 우린 그들에게 그에 맞는 빛깔을 본다.

각자의 느낌대로 보는 것이니 견해차이는 있겠으나 아아! 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난 어느 쪽도 아닌 것 같다.

열정적인 붉은빛도, 서늘한 푸른빛도, 그 어느 것도 나의 빛깔은 아니다.

어정쩡하고 분명하지 않은 그런 섞인 색을 좋아하는 성향답게 드러나지 않는 색이지 않을까 싶다.

물에 타서 이 색 저 색 섞어서 만들고, 어쩌면 푸른빛이 도는 또는 연둣빛이 도는 중간쯤 되는 아스라한 색이 좋다.

파스텔톤으로 부드럽고 따사로운 색깔로 채색을 하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초록이 주는 눈의 편안함을 만끽하기에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너무 밝은 것은 부담스럽고 너무 어두운 색은 칙칙함에 우울감을 줄 수 있다.

따사로운 빛을 받으며 그 안에서 빛깔이 춤추는 걸 본다.


우리의 일상이 이렇게 너울너울 밝은 빛으로 빛나길 바라본다.


잿빛 같은 도시에서 한 줄기 빛을 보기 위해 애를 쓴다.

밤의 어둠을 밀어내는 야경에 안도하고 때로는 부담스러워한다.

깜깜함에서 꿈틀대는 회색 도시는 밝은 빛으로 눌러버린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의 빛깔이 밝은 희망의 색깔로 물들여지기를 바라본다.

내 아이와 함께 노랗고 핑크핑크하고 아스라한 푸르름으로 혹은 연둣빛으로 덮인 세상에서 걷고 싶다.


쇼스타코비치의 왈츠/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음률이 초봄의 노란빛처럼, 늦봄의 푸르름처럼 살랑살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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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라이트닝

#빛 #빛깔 #3원색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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