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편이 있다는 건

혼자가 아냐

by 그리여

혼자라는 말이 어쩌면 이렇게

혼자인 것처럼 보이는 걸까


태어날 때부터 혼자인 사람은 없다

어쩌다 보니 혼자가 되기도 하고

어쩌다 보니 내편이 있기도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혼자보다는 여럿이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왜 혼자인 듯 느낄 때가 있는 걸까

아마도 내편이 하나씩 줄어들 때마다 외로워서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닐까


사랑하는 부모님이 내편일 때가 행복한 시절이라고, 든든하다고 하는 순간도 생각해 보면 빨리도 지나가고, 영원히 버텨줄 거 같던 시간도 하릴없이 지나간다


누군가 내편이라고 의지하는 순간보다

내가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는 게 어려운 걸까

과하면 오지랖이고 부족하면 무관심이고

균형 맞춰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기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받아들이는 상대의 맘이 그렇게 느껴야 하니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나의 마음을 열어줄 때 비로소 내편이라는 생각이 들 테니까

혼자가 아니다

그저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이 많은 거뿐이지

둘러보면 내편은 분명히 있다.


엄마가 늘 말씀하셨다

"사람은 덕을 쌓아야 한데이 손해 보는 듯이 살아라"

하도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은듯하다

어느덧 그 말씀이 가슴깊이 각인되어 항상 손해 보듯이 살았다

평화주의다 보니 싸우는 건 딱 질색이다

치열하게 누군가와 싸워본 적이 없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다 하면서 살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을 손해 보는듯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나만 혼자인 듯하고

바보처럼 손해 보는 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치열하게 억울함을 풀어보려는 노력도 한 적이 없다.

그저 뒤통수 한 대 맞고 긁적긁적 혼자 삭힐 뿐이었다

이것이 과연 옳은 삶인가 회의적인 생각이 든 적도 많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조기교육이 이렇게 무섭다

어느 순간 귓가에 맴돈다

"손해 보듯이 살아라"



혼자는 아니었다

손해 본듯해도 결국은 남는 게 있었다

풍요로움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 떳떳함은 있었다

내편이 항상 옆에 있었고

부족한 나를 최고인 듯 항상 지지해주고 있었다

가장 든든한 내편이 옆에 있어 오늘도 손해 보듯이 사는 게 마냥 억울하지만은 않았다


지는 노을이 아름다워서 슬프디 슬픈 아련함이 생겨도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물들듯이 그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내편의 손을 잡고 떠오를 태양을 같이 바라볼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내편

#혼자가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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