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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도시 서울

서울 사람들은 언제 자나

by 그리여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리를 잡은 친구들이 많지는 않다.

올라왔다가 적응을 못하고 내려간 친구들도 많고 경기권으로 밀려난 친구들도 많았다.


모임이 있어 시골을 가게 되면 친구들은 "와~ 서울아들은 빛깔이 다르네"한다.

"다르긴 뭐가 다르나 쉰소리하지 마라" 하고 서울 사는 친구들이 면박을 준다.

대체로 친구들은 대구에서 자리 잡은 애들이 많고 그 외 몇 군데 도시로 흩어져 있다.


가끔 시골을 가면 소음이 없어서 정신적으로 몹시 편안함을 느낀다.

서울에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한 편안함과 고요함이다.

서울은 대체 뭐가 그리 분잡스러운가


시골에서는 9시만 되어도 갈 곳이 없다. 그러니 할 일 없어 잠을 일찍 자게 된다.

서울이었으면 한창 시간이었을 텐데 12시도 한창일 때가 많다.

몹시 피곤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시간에도 베란다에서 보면 불 켜진 집이 한두 곳이 아니다.


예전에 동창들이 서울에서 모임을 잡고 올라온 적이 있다.

서울이 복잡하니까 성남에서 만나자고 하고 다 같이 모였다.

아무래도 지방에 사는 친구들이 많으니 보통은 고향 근처에서 모임을 하는데, 기분도 전화할 겸 서울에서 모인 것이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불만이란다.

"왜 서울에서 안 만나고 성남이냐 다음에는 명동에서 만나자" 하는 것이었다.


서울 사는 친구들은 서울이 별로 새롭지 않으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친구들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서울로 이동을 했다.

저녁을 먹고 이래저래 시간이 흘러 친구들이 갈 때가 되었다.


시간이 이렇게 되었는데 서울은 아직도 대낮 같다

친구들이 그런다 "서울 사람들은 언제 자냐"

"24시간 깨어있다"라고 했더니, "서울서는 도저히 못 산다 가끔 오는 게 최고지 니들 대단하다"

그러고 친구들이 혀를 두른다.

분주한 서울에 정신이 없다고 서둘러 내려가면서 "다음에는 서울 어디서 만날까 티브이에서 보는 곳을 보니 좋네" 그런다.


친구들아 대단할 거 없다. 서울도 다 사람 사는 데다.

좀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뿐이지

부지런하지 않으면 서울에서 어찌 살아남을까

아직도 차가운 날에 문밖을 보니 서울의 하늘이 유난히 더 쌀쌀하게 느껴진다.


저렇게 불야성인데 뜨거운 도시가 차갑게만 보이는 것은 왜일까



#서울

#깨어있는도시 #불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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