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을 떼어다가
내 이름을 붙였다
당신의 이름을 떼어내는 순간
글자 한 올 한 올에 숨죽여 붙어있던
고민과 괴로움의 시간이
함께 떨어져 나갔다
당신의 이름을 떼어내는 순간
붓이 한 톨 한 톨 지나간 자리에 묻어있던
망설임과 땀의 흔적이
함께 지워졌다
당신의 이름을 떼어내는 순간
선율에 가냘프게 걸려있던
정성스런 한숨 소리까지도
함께 희미해졌다
당신의 이름과 함께
당신의 것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
당신의 이름을 떼어다가
잔인하고도 허무하게,
내 이름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