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있나요, 삿포로
우포포이에 다녀온 날, 경비를 최소한 아끼기 위해 이곳에서 바로 삿포로역으로 직행하는 고속철도 대신 시외버스로 환승하는 경로를 택했다. 내 나라에서도 비싼 KTX대신 무궁화호를 타는데… 아무튼 그렇게 시라오이에서 다시 토마코마이로 돌아오고, 바로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삿포로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호쿠토 고속철도를 탔다면 1시간 만에 삿포로에 도착했겠지만, 특별히 바쁘지 않아서 이같이 2시간가량 소요되는 노선을 선택할 수 있었다. 요금은 고속철도의 반값이었다. 역시 시간이 곧 금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대중교통 요금이 비싼 나라인 만큼 이곳에서 드는 차비는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
숙소는 스스키노에 가까웠기 때문에 삿포로역까지 가기 전인 삿포로 시계탑(時計台) 앞에서 하차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높은 건물들과 시내를 지나는 많은 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차 선로 주변을 걷다 보면 이따금 노면전차가 지나가기도 했다. 여태 지나왔던 지역들과 비교하면 이만한 도시가 없었다. 숙소는 시내랑 꽤 떨어져 있었지만, 근처에 타누키코지(狸小路, たぬきこうじ) 상점가가 있다는 게 장점인 곳이었다. 힘들게 숙소를 찾고 객실에서 짐을 풀어놓고 나니 하루가 끝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