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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징 Feb 12. 2020

다정했던 사람의 빈자리는
가슴을 아리게 한다

다정한 것을 좋아했다. 그러니 나에게도 언제나 다정했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처럼 다정하지 못했다.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다정하지 못했다. 

어제도 또 다른 어제에도 그리고 오늘도 다정했던 사람이어서

내일도 또 다른 내일에도 다정한 모습으로 내 곁에 있을 거라 여겼다. 

한 번도 그 사람이 나를 떠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 사람은 웃지 않았다.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에 

이제 괜찮다고 했다. 그 사람은 더 이상 다정하게 굴지 않았다.

나를 향해 질책을 한 것도 아니었고 화를 낸 것도 아니었다. 

특유의 다정함이 사라졌을 뿐이었는데 그것이 내 가슴을 더 아리게 했다.


그 사람은 언제나 다정한 사람이 아니었다.

난 그것을 미련하게 잃고 나서야 알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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