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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 Aug 26. 2020

예술체험을 통한 창의적 공동체의 방향성 찾기

예술로 커뮤니티씨어터 협동조합의 첫 사업을 마치고

#예술로만나는오늘,그리고내일의변화


예술(연극)체험이 창의적 공동체를 지향하는 리더와 활동가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가? 아니 제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과 과정으로 다가가야 하는가?


예술체험의 방식이 제한적인 문제해결 혹은 교수법 등에 머물지 않고, 윤리적, 사회적 인식을 고민하고 탐색하는 본질의 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를 실험해 보는 워크숍으로, 예술로 커뮤니티씨어터 협동조합의 첫발자욱을 시작하였다.

예술로 커뮤니티씨어터 협동조합의 목표는 예술체험을 기반으로 지속적이고 가치있는 일거리를 창출해나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예술체험을 원하고 예술체험을 공급할 수 있는 사람들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가고자 한다. 솔직히 구체적으로 어떻게 비지니스 모델을 창출해내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우리가 해볼 수 있는 시도로부터 출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생애전환기를 맞는 50+세대와 세대를 잇는 공동체의 리더, 리더가 되고자 하는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어떻게 하면, 기술적이고 방법론적인 연수가 아닌, 참여자들이 몰입하고 탐색할 수 있는 연수를 꾸릴 수 있을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참여자들이 온전히 몰입하고, 예술체험 안에서 연합하고, 현장에서 함께 성취를 해내는 시간을 공유하게 하고 싶었다.


- 공연보기와 참여하기를 통해 한 인물을 만나고, 그 인물이 서 있는 시간과 공간에 대해 질문하기

- 공동체구성에 예술체험이 중요한 이유(특강)

- 한 인물에 대한 질문을 참여자들에게 돌리기

- 현장에서 함께 만드는 장면만들기와 즉흥공연으로의 탄생

- 창의적 공동체를 위한 네트워크 만들기


아침 10시부터 6시까지 20여명의 참여자들이 온전히 참여하며 함께 하였다. 참여자들은 극단의 대표이자 예술강사들, 예술치료전문가들, 인성교육전공자들, 마을활동가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온전히 참여자들이 몰입하는 워크숍을 만들고 싶었다. 보통 연극을 포함한 예술체험 연수들은 대부분 방법론연수이거나 동기부여 연수, 혹은 문제해결 등의 매체적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예술체험이 아닌, 예술체험 그 자체가 참여자들의 상상력과 그 안에서의 반응과 협업을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지금, 바로 여기'를 경험하게 하는 연수이고 싶었다.


실제로 교육연극계에 중요한 학자들인 시실리 오닐(Cecily O'Neill)과 맥신 그린(Maxin Greene) 모두, 예술체험 그 자체가 하나의 체계와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경험을 매우 중요시 한다. 시실리 오닐의 경우는 연극체험 그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며 이벤트라 말한다. 그래서 무엇을 위해서 연극경험을 활용하는 것 보다, 연극체험 그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맥신 그린 역시, 예술체험의 현장은 곧 사회적 상상력을 함께 나누고, 검증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피력한다. 그저 몸을 움직이는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체험이 매우 진지하고 치열한 사람사이의 갈등과 긴장을 목도하는 현장이며, 그 현장의 인물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느끼고, 더 나아가 나의 문제가 되어서 그 인물에게 반응하는 행위가 갈등을 위한 시도이자 도전이 될 수 있는 현장......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상상력은 결코 사람들이 모여있기만 하면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회적 상상력의 공간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예술작품(이것을 시실이 오닐은 예비텍스트라 칭한다)'을 통해 이끌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우리의 연수에서도 '색깔손님'이라는 그림책에서 출발한 공연보기 프로그램이 바로 이러한 사회적 상상력의 통로로서 작동한 것이다. 이 작품의 원제는 Door(문)이었다. 본 연구자가 속해있는 과정연극연구소 놀자에서 순회공연 프로그램 진행했던 참여공연은 가족극 개념으로 풀어나갔다. 그래서 홀로사는 할머니의 외로움과 문제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모든 참여자가 함께 풀어가는 쪽에 핵심을 두었다. 그러나 이번 연수에서는 '문'이라는 원제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문밖의 세계와 문 안의 세계의 경계지점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있는 한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실제로 단체와 극단의 리더들인 참여자들에게 당신은 지금 어떠한 문 앞에 서있는지를 물어보았다.

워크숍의 하이라이트는 참여자들이, 자신이 지금 어떠한 문 앞에 서있는지를 표현한 장면만들기를 현장에서 옴니버스처럼 붙여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었던 것이다. 모둠별로 자신들의 고민을 풀어내어 만든 장면만들기의 발표와 공유를 넘어서서, 우리들의 작업이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성취되는 순간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우리 협동조합의 이사이자 표현과 상상의 연출자이신 노승희샘께 현장에서 바로 연출적 터치를 부탁드렸다. 장면만들기인 드라마과정을 씨어터의 과정으로 확장시키고자 한 것이다. 또한 이 경험을 좀 더 증폭시키기 위하여 즉흥연주자이신 남궁지숙 선생님을 초빙해 현장에서 바로 음악적 효과를 첨가해주십사 부탁드렸다. 또한 우리 조합원이신 이소희, 이영숙, 원성원, 김현정샘은 참여자들과 함께 현장에서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서포터이자 촉매자로 함께 하였다.  우리가 하나의 작품(공연)으로 만들어낸 그 현장이 바로, 창의적 공동체에 대한 이상을 실천하는 장이자, 우리의 협업과 네트워크를 이끌어내는 현장임을 경험토록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선, 현장에서의 참여자들이 충분한 몰입감과 충만감을 느끼고 그것을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갈 수 있는 아이디어에 다가가 보았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한달여가 지난 지금, 우리들의 단톡방으로 현실화되었다.


예술체험의 중요한 장점은 실제로, 구체적으로 경험해본다는 것이다. 이 연수를 통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았었다.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한 비지니스 모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또한 받는다. 그 질문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솔직히 아직 현실화된 비지니스 모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건, 제한적인 방법론과 문제해결방식을 넘어서는, 그 이상의 (beyond) 독자적인 예술체험을 통한 창의적 공동체 만들기 모델을 위한 한발을 띠었다는 것이다. 충분한 몰입하에서 어떻게 후속의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계속 한발자욱이 앞으로 나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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