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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의 경계가 투명한 사람

by 바리데기

세상의 결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감각의 피부로 살아가고 있다.

이 삶이 어떤지 표현할 길이 없어

타인을 거울로 자신을 알아가는 거울 뉴런이

세상에 존재하는 소수성으로 인해

자신에게만 작동되지 않는다.


타인의 감정을 반사적으로 공감하고

타인의 억압된 감정까지도 느끼기 때문에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쉽게 지친다.


느끼는 기쁨과 고통의 폭이 크다.

보이지 않는 세상이 피부로 느껴진다.

타인의 억압된 감정, 말하지 않는 부분까지 느껴진다.

문화와 관계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본다.

즉, 한국에서 자랐어도 외국에서 자란 사람같이 학습이 안될 수 있다.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못따라간다.

너무 많은 자극이 있는 상황에서 ADHD처럼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1급수 어종같은 느낌이다.

깨끗한 물에서는 너무나 활기차고 맑지만

수질이 나빠지면 급격하게 호흡이 가빠오고 서서히 소진되며 죽어간다.


그런데 이들이 느끼는 자연과 세상과의 교감

타인에 대한 공감각적 만남은

마치 아바타와 ET의 촉각적 만남처럼

온몸을 간지럽히고

발끝부터 손끝까지 관통하는 설레임과

따뜻한 물의 감촉은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자연과 혼연일체를 느끼고 새가 되어 날고 강아지가 되어 딩구른다.

동물이 말하지 않아도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이들에게 세상은 환하고 포근한 빛이 되었다가

축축하고 전율하는 어둠이 된다.


만나고 싶다.

홀로 깊고 조용한 안식처에서

눈을 감고 자신만의 리듬으로 노래하고 춤을 추고 있을 너를.


나는 기다린다.

그런 당신을.


조용히 외쳐본다.

숨죽인채 귀기울여야 들릴 실락같은 너의 숨결이

바짝 선 동그란 내 귓볼에 닿기를


그 때 아무 말 말고

내 귀에 습기 찬 너의 영혼을 불어주길

그럼 내 말간 솜털 보송보송한 얼굴을 들테니.




세상이 색깔이 된다면 깨끔발을 집고 쫑알쫑알 춤을 그렇게 종일 투명히 너와 살을 맞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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