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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by 글치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일 년 동안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저는 감사하지도 않았습니다.

무언가를 찾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말을 전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신의 말을 귀담아듣지도 못했습니다.


울부짖었습니다.

속으로 소리 질렀습니다.

어찌하여 되뇌었습니다.

전하지 못할 말들을 썼습니다.

당신께 말을 많이도 했습니다.


아직도 모릅니다.

인생은 어떤 것인가요?

우정은 어떤 것인가요?

사랑과 용서는 얼마나 힘든 일인가요?

그 모든 일을 아시고, 당하신

당신을 기억합니다.


저는 그저 가만히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겠습니다.

일단 가만히 있으려고 합니다.

살아 숨 쉬려고 합니다.

그렇게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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