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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 Dec 31. 2021

티라미수

나를 위로 끌어올리는 방

달콤한 걸 먹으면 마음도 달콤해진다는 말, 과학적으로도 인정받는 원리다. 몸이 가라앉을 때 당을 보충하면 마음도 달달해진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 단순한 격언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과학적 이치도 그렇다는 얘기를 들었다. 낮에는 음파가 위로 올라가고, 밤에는 음파가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그렇단다.


뭐든지 새로 등장한 이론이 힘을 얻고, 새로 나타난 기법이나 기술이 우위를 점하는 시기, 오래된 방식으로 살아온 이들(대개 노인들)이 노골적으로 불리한 시기다. 그런데도 변치 않고 사람의 인식을 지배하는, 오래고 오랜 의식들이 있다. 12간지도 그 중 하나. 해가 바뀔 때는 어김없이 띠와 해의 궁합을 맞추며 한 해를 어름하는 것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과학적인 걸 그토록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과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12지 풍습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역시 태어나면서 명명된 자신의 이름처럼, 인식 DNA로 자리잡았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열두 개의 띠가 갖고 있는 시간대는 그 동물들의 주된 활동 시간이라는 설이 유력한데,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종종 있었다. 가령, 소는 낮에 더 활동량이 많은데 왜 한밤중 시간대가 되었는지, 닭은 새벽을 상징하는데 왜 저녁 시간대가 되었는지 등등의 의문이었다. 한 해가 바뀌는 김에 검색을 해봤더니 어렵지 않게 해석이 나왔다.                  


쥐(子時 23~01시) 야행성인 쥐의 주활동 시간이 자정이니까.

소(丑時 01~03시) 소가 되새김질을 하는 시간이 이때라고(사실은 여전히 이해되진 않음).

호랑이(寅時 03~05시) 호랑이가 잠에서 깨 포효하는 시간. 이해만발.

토끼(卯時 05~07시) 달이 사라지는 때, 토끼가 움직이는 시간. ?? 다소 이상하긴 하지만 달과 토끼의 궁합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함.

용(辰時 07~09시) 용이 물과 만나는 시간이 이때라고.

뱀(巳時 09시~11시) 뱀이 햇볕을 쬐러 나오는 시간이라니 왠지 숲에서는 이때를 조심해얄 듯.

말(午時 11~13시) 양기가 강한 말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간이라나. 오호~

양(未時 13~15시) 양의 주식인 풀이 왕성하게 자라는 시간이라나. 햇빝이 가장 뜨거울 때라는 점에서 이해만발.

원숭이(申時 15~17시) 숲에서 놀던 원숭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라나(왜  놀 때가 아니고 귀가시간을ᆢ 알쏭달쏭).

닭(酉時 17~19시) 새벽에 일어난 닭이 이제는 잠자리를 찾아 횃대에 올라가는 시간이라나.

개(戌時 19~21시) 해진 후, 개가 집을 지키는 시간. 저 무렵 개짖는 소리가 많이 들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됨.

돼지(亥時 21~23시) 깊은 잠에 빠지는 게 좋은 돼지의 시간. 흠흠..

-남양주시 블로그 내용을 참조해 재정리-     


티라미수는 라틴어로 ‘나를 위로 끌어올리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 케이크를 먹으면 울적했던 기분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한동일 <라틴어 수업>, 로마인의 음식 중에서). 그런데 커피와 같이 먹으면 커피맛을 베리기 일쑤라 내 개인적으로는 같이 먹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전 세계가 울적했던 시간대를 지나고 있다. 바야흐로 호랑이가 깨어나 포효하는 시간대를 맞이하고 있으니, 모든 개인들도 티라미수 먹듯이 달콤한 기지개를 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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