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길을 잃었다. 어딜 가야 할까

인생의 길을 잃었을 때 내가 하는 행동들

by poppy

가끔 폭주기관차처럼 열기를 내면서 달리다가 문득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인가?라고 물어볼 때가 있다.

마치 하늘이 고장 나서 세상에 떠 있던 모든 별들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런 질문이 들 때마다 위치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진다. 인생은 처음가 본 여행지에서 목적지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 상황이 변화하기도 하고, 내가 바뀌기도 한다.


현재의 위치에 불만이 있다는 건 변화를 원할 때 일어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불만이 없다는 것 또한 현실에 만족한다는 뜻이니 이 또한 자연스럽다.

다만 불만이 있는데 지금도 변화가 없다면, 혹은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라면 그건 목적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때 이다.






길을 잃었을 때 북극성을 찾듯이


좋은 기회로 일주일간 바다를 보면서 근무를 했다. 물론 회사 관한 업무였지만 그래도 보이는 풍경이 다르니 생각을 전환하는 환기가 되었다.

숙소에서 재택을 해도 창문을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인다.

정말 당연한 거지만 길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본인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핸드폰을 딱 켜서 GPS 켜고 위성으로부터 내 위치를 정확하게 알면 좋겠지만 너무 안타깝게도 인생에 대한 위치는 아무도 알려줄 수가 없다. 항상 언제나 답은 내 안에 있기 때문에.


바다 위를 떠다니는 배를 보면 목적지 없이 둥둥 떠 있는 거 같지만 정확하게 자신들의 위치와 목표를 알고 있다.


가장 좋은 건 경험해 보는 것이다. 길을 잃었을 때 어린아이들에게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한다. 실제로 산이나 특수한 환경에서는 멈춰 있는 게 가장 좋을 수도 있다. (마지막 목격된 곳부터 수색이 시작됨으로) 그런데 삶에 대해서 길을 잃었을 때는 다르다. 힘들 때는 짐을 내려놓고 쉬더라도 반드시 에너지를 충전하고 재정비를 한 뒤 본인만의 여정을 다시 떠나야 한다.

물론 강제성은 없다. 본인의 위치가 좋고 현재 만족감을 많이 느낀다면 유지하는 것이 제일이다. (유지도 정말 힘들다.)


여기에서 말하는 건 현실의 불만을 느끼고 싫증을 느끼는 삶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만족이 없다면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본인의 맛을 안다. 경험을 해봐야 본인의 기준을 알게 되고 좋고 싫음을 알게 된다. 그럴 땐 타인이 이해함의 유무를 떠나 꼭 본인만의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

마음속에 항상 나만의 북극성이 떠있어야 인생의 파도에 쉽게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멈춰있을 때 할 수 있는 것들


'인디언들은 가끔 말을 타고 달리다가 속도가 너무 빠르게 갈 경우에는 중간에 멈춰서 가끔 뒤를 돌아본다'라는 이야기들 어디선가 들었다. 너무 빨리 달리면 영혼이 자신을 따라오지 못하진 않을까?라는 걱정을 한단다.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서 꽤 인상 깊었던 말이라 나도 종종 힘들 때, 속도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는 잠시 멈춰서 지나온 길을 쭉 돌아보게 된다.

본인이 소화할 수 있는 속도를 아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그것은 목표를 이루는 것 외에도 사람을 만나는 것이나 일상을 사는 데에도 공통된 중요한 점이다. 나는 멈춤의 시간을 가질 때 나에게 질문을 많이 하고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이다. (단, 정해진 시간 없이 무작정 쉬면 오히려 무료함을 느끼고 불안함이 올라오기 때문에 본인이 이런 성향이라면 기간을 확실히 정해두고 쉬는 게 좋다.) 늘 똑같은 환경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멈춤을 해보면 좋다. 그럼 좀 더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이때는 목표를 찍고 달려가는 거보다 본인과 이야기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우리는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꽤 모르는 부분이 많다. 이럴 땐 처음 사귀는 친구처럼 대해주면 좋다.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아주 사소한 거부터 뭐든지 집중해 보면 된다.




기록. 읽어보고 대화하기.


이번 멈춤 기간에 알게 된 것들.

바다를 좋아해서 평생 봐도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며칠 지나니 금세 질렸다. 운동을 그렇게 좋아하지만 특별한 장치가 없으니 일주일을 그냥 쉬었다. 근무환경이 바뀌었지만 적응력이 꽤 좋았다. 사 먹는 것보다 집에서 직접 해 먹는 음식이 더 좋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영양소의 불균형을 보면 뭔가 찜찜했다.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꽤 까다로운 내 모습을 보고 놀랐다.

평소 익숙한 삶에 있을 때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들을 발견했다. 멀리 있는 해외로 여행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경험이다.



좋아하는 걸 찾는 것도 방법이지만 싫어하는 걸 찾는 것도 방법이다. 내가 뭘 할 때 싫어할까? 내가 뭘 할 때 기분이 나쁠까? 를 찾으면 금방 방향을 알아낼 수도 있다.

나는 돈이 아무리 많이 주어지는 일이라도 재미가 없거나 내 가치관에 맞지 않는 일은 손을 댈 마음이 없다. 어차피 그렇게 번 돈은 그렇게 쓰이기 마련이다. 다만 내 노동력과 시간은 무한대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하고, 남은 시간은 재정비, 휴식의 시간으로 쓸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빠르게 움직여보고 내 입맛에 맞지 않는 길이라면 유턴을 해야 한다. 그냥 무작정 달리기만 하는 건 본인이 잡으려고 하는 물고기가 뭔지도 모른 채 그냥 낚시 때만 휘두르는 꼴이다.


만족에는 끝이 없음을. 그래서 일정 부분 반드시 현실과의 타협이 있어야 함을 삶이 주는 경험이라는 걸 통해서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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