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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l 16. 2022

아이에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크다가 몇 날 며칠을 기다렸던 아나바나 날이었다. 새 옷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날에 꼭 입고 가겠다고 했다. 자기 전에 얼른 목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어찌나 얘기했는지 모른다. 그날이 드디어 왔다.


아이가 어떤 물건을 샀는지 궁금했다. 키즈노트를 통해 사진을 먼저 받았다. 저어멀리에 시크릿쥬쥬 퍼즐을 가방에 담고 있는 크다가 보인다. 귀엽다. 한껏 웃었다. 요 꼬맹이가 또 무엇을 사 왔으려나.


퇴근했더니 반갑게 맞아주며 아나바다에서 사 온 물건들을 자랑한다. 인형 신발이 없어졌는지 보면 꼭 얘기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꼭 찾아야겠다. 설명을 마쳤는지 이내 보던 티비에 다시 집중한다.


바닥에 못 보던 책이 한 권 보였다. 물어보니 엄마 선물로 사 왔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했다. 다가 고 싶은 장난감이 많았을 텐데 엄마 선물이라니. 고맙다는 말만 연거푸어 했다. 얼떨떨해서 고맙단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이의 마음이 고마웠다.


<그림의 힘>이라는 이었다. 림이 많았고 어떨 때 보면 좋을지 적혀 있었다.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책을 다 보진 못했지만 곳곳에 시선을 멈추게 하는 그림이 있었다. 곁에 두고 이따금씩 봐야겠다.

 『그림의 힘』은 2015년 초판 발행 이후, 곁에 두고 바라보기만 하면 최상의 리듬을 찾게 되는 그림들을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시간이 흘러도 관심이 지속된다는 점은 여전히 많은 이가 신체ㆍ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해 고민한다는 방증이며, 이는 앞으로도 우리가 좋은 그림을 가까이 두고 에너지를 얻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 네이버 책소개 중에서


크다가 왜 책을 골랐는지가 궁금해서 물어봤다. 엄마한테 좋을 것 같아서 골랐다며 배시시 웃는다. 선물을 고르지 않았다면 아이에게는 장난감이 하나 더 생겼을 거다. 아이는 그걸 마다하고 엄마에게 선물할 책을 골랐다. 크다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훌쩍 커있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엄마도 자랄 수 있기를 바라본다. 노력하고 애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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