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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l 21. 2022

겁도 없이 출근길에

오늘은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날이다. 예정되어 있는 보고 덕분에 재택은 못하지만 집에 일찍은 가고 싶어서 차를 가지고 출근을 해보기로 했다. 나름대로 짱구를 굴린 거였는데 딱 거기까지였다. 보고가 하루 밀렸다. 재택으로 바꿀 생각 했어야 했다. 거기까진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모자랐다.


셔틀을 타러 나가는 시간보다도 일찍 차를 가지고 출발을 했다. 생각해보니 참 겁도 없이 움직였다. 서울로 가는 출근길이었고 더구나 초행이었다. 길을 찾아보지도 않은  배포는 칭찬해줘야 하나. 동요를 끄고 라디오를 켰지만 맘껏 즐기진 못했다. 잘 가고 있는데 '띠로롱똥'하 이따금씩 다시 길을 찾는 척하는 네비가 미웠다. 한 번씩 더 긴장됐다.


회사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했다. 엘리베이터 가까이 주차를 했다. 어플을 켜고 출근 시간을 앞당겼다. 올라가자.



사무실이 어둡다. 불도 켜지지 않은 시간에 왔다. 노트북을 들고 휴게실로 갔다. 아무도 없으니 더 무서웠다. 사람들이 한 두 명 들어가는 것 같아서 다시 자리로 향했다. 반대편 사람들이었나 보다. 아무도 없었다. 불은 켜져 있으니 자리에 있어본다.


상무님이 지나가다. 아무도 없는데 인사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대로 가시는 줄 알았는데 열 걸음은 더 가셔 놓고 "일찍 왔네요?" 하셨다. 자리서 벌떡 일어나며 "네"라고 했다. 이제 진짜 가셨다. 후아. 안도하며 자리에 앉는데 이번엔 담당님이 오셨다. 인사드리니 "일찍 왔네? 무슨 일 있어?" 하신다.



겁도 없이 출근길에 차를 가지고 와서는 아침부터 으르신들이란 으르신들은 다 뵙고 인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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