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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Feb 10. 2023

발레에 가지 않겠다던 아이는

주말이 가까워졌다. 남편크다에게 발레 하러 갈 건지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노-였다. 이번 주도 갈 생각이 없는 건가 싶었다.


곰곰이 생각하다 아침을 먹는 크다에게 얘기했다.

"우리가 발레를 여섯 달 정도 배웠어. 이제 수업이 세 번 남았거든. 그러면 5~6세 반 수업은 '안녕'하고 6~7세 반으로 갈 거야. 지금까지 배운 수업인데 잘 마무리하고 다음 반으로 가는 건 어때?"


크다가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그 반은 이름이 뭔데요?"


"반 이름은 같을 것 같아. 선생님은 같은데 수업 시간이 다른 거라서. 엄마가 찾아볼게. 잠깐만.


후다닥 앱을 켜고 수업을 찾았다. 같은 발레 수업이어도 이름이 달랐다. 크다에게 보여줬다. 말로 설명만 하는 것보다는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지금은 유아 A반이고 다음 반은 스토~리반이네~" (애미는 일부러 '스토리'에 힘주어 말했더랬)


"으음~스토리반!"
크다가 반응을 보였다.


"그럼 발레 세 번 가고 새 반 갈래요."

오예! 성공! 내적 환호를 질렀다.



그리고 아이의 결심에 쐐기를 박았다.

"우리 이번 주는 이거 입고 발레 갈까?"


아이들이 신나서 폴짝폴짝 뛰었다. 얼른 토요일이 되었으면 하는 눈치였다. 모처럼 보람 소비였다. '캐시'티니핑이어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





"크다는 발레 안 간다지요?"

다음 날, 상황을 모르는 남편이 물었다.


간다고 했다고 말하자 남편이 되물었다.

"이번 주에 간대요?"


크다랑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나 보다.

훗, 자네의 고민은 애미의 공략으로 해소되었다네.



+

"엄마, 얼른 내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발레가기 전 날에 크다가 내게 속삭였다.


"왜?"

"내일 발.레. 가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전 완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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