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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May 19. 2022

사실은 택시가 타고 싶었어.

입사하고 첫 회식을 했다. 복직 직후에 코로나가 터졌어서 그전에 있던 회사에서도 회식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굉장히 오랜만의 회식이다.


부문 전체 문화행사를 한다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범죄도시2 또는 닥터스트레인지였는데 우리 팀은 범죄도시2가 압도적이었다. 아니, 사실 전부였다.


조금 늦게 출발 자리는 맨 앞에서 두 번째 줄 밖에 없었던 것이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오랜만에 마블리의 시원한 액션을 유쾌하게 즐겼다. 다행히 무섭거나 한 장면은 많이 노출 되지 않았다.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역시 아무 생각 없이 보러 가면 재미있다. 아이들하고 퍼피구조대 보러 갔었는데 극장에서 어른 영화는 오랜만이었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자체적으로 회식하는 팀이 많았다. 우리도 랬다. 출장이 잦은 분들도 계셔서 오늘처럼 다같이 모이는 날이 많지 않았다.


회식 메뉴는 양고기. 태어나 처음 먹는 음식이라 기대가 되었다. 전에 먹어봤을지도 모르겠지만 기억이 안 난다. 팀원 중에 한 분은 양꼬치보다 3배는 맛있다고 했다. 그래서 더 기대했는지도.


양고기를 얼마나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조심스레 맥주 먹다가 언제부턴가 시원하게 마셔버렸다.


2차로 가려던 곳이 모두 만석이었다. 정말 위드 코로나로 가는 것인지, 우리 문화행사 여파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어느 횟집으로 가게 되었다. 생각보다 해물칼국수가 맛있어서 계속 먹었다. 우와, 배가 터지겠다.


분위기는 평소 팀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조금 더 즐겁고 복작거리는 느낌이었다.

좋은 사람들,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아, 서론이 길었네. 오늘은 택시를 타고 싶었다.

그런데 모두들 지하철을 타고 가시더라. 그래서 또 따라 탔는데 같이 가던 사람들이 내리고나니 그냥 택시를 탈 걸 그랬나 싶다.


지하철에서 내도록 비틀비틀. 그래도 휘청까지는 아니라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뭐, 아무렴 어때. 생각보다 남들은 내게 관심이 없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던 그 시절에는 택시를 종종 탔다. 아이들 자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랬다. 물론 보상심리도 있었만.


오늘은 이 기분 그대로 얼른 들어가서 잠자기 전에 아이들을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다. 퇴근 여행길, 나쁘진 않다.


오늘은 지하철도 잘 타고 순항 중이다.

얼른 집에 가서 아이들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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