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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n 10. 2022

그래서 넌 뭐가 갖고 싶은 거니?

'그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는 거지'

어린이날이 지나간 뒤로 아이는 6월을 매일같이 기다렸다. 이는 일이 가까워졌을 알고 있다. 아이들에게 축제 같은 날 중 단연 생일이 최고.


얼마 전부터 동생은 크다가 무엇을 갖고 은지 몇 번이고 묻고 또 물었다. 슈퍼윙스 보라가 갖고 싶단 아이의 말을 전하기가 무섭게 동네 장난감 매장에 다녀왔나 보다. 아이들이 잘 찾지 않는지 었다. 결국 인터넷으로 주문하겠다고 했다.


크다가 가지고 싶은 다른 장난감은 똘똘이 솜사탕 가게다. 장난감인데 솜사탕을 직접 만들 수 있단다. 아이가 어떻게 알았는지 무척 신이 나서 얘기했다. 이에게 얼마나 신세계일 누구보다 알지만 직하게 이런 요물을 집에 들이고 싶지가 않았다. 엄마라면 알 것이다.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수가 들어갈 것인지. (생각만 해도!)


요 며칠은 아이를 설득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다른 장난감여러 번 제안해봤는데 소용없었다. 흔들리는 듯했으나 변함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어본다는 게 화근이었다. 생각지도 않게 슈퍼윙스를 먼저 얘기하더니 마음이 바뀌었단다. 아이의 마음보다 그동안 동생이 신경 썼던 일들이 먼저 보였다. 이제 와서 받고 싶다는 선물을 바꾸면 준비할 시간이 없다고 얘기를 하는데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그제야 아이의 마음이 보였다. 그 마음을 먼저 알아주지 못해 아이는 더 속상했던 거다.



아침에 살짝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데 크다가 일어나서는 "엄마 보고 싶어서"라며 눈도 못 뜨고 또 나왔다.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엄마여도 그저 엄마라서 좋아해 주고 사랑해주는 아이가 고맙고 그저 미안한 마음이다.


셔틀을 타고 가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슈퍼윙스 보라를 갖고 싶다고 얘기한 지 한참 되었는데 이제 사준다고 했고 그 사이 아이의 마음은 충분히 바뀔 수 있는 거였다. 똘똘이 솜사탕도 여느 장난감처럼 길게 잡아 일주일이면 시들해질 거다. 그때까지만 눈 꾹 감으면 된다. 그러니 아이 손을 잡고 가서 아이에게 고르라고 하면 어떨까. 그러고 싶었다.


미안하다, 아가야. 그럴 마음은 아니었어.

엄마도 너의 생일을 우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고 최고의 날로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그래, 이것보단 나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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