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낳고 옷 정리를 한 번 했던 적이 있다.남편은 그냥 버리자고 했는데 굳이 한 번씩 입어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그날 얼마나 울게 될지.
처음에 한 두 벌은 괜찮았다. 그렇게 세 벌, 네 벌이 넘어가니까 점점 속상해졌다. 바닥에 옷이 쌓였고 그 더미 위에서 엉엉 울었다. 아주 엉엉 울었다. 옷장이 텅 비었다. 남편이 옷을 사러 가자고 했다. 옷에 몸을 맞출게 아니라 몸에 옷을 맞추면 된다고. 신나지 않았다. 기운이 나지 않았다. 울적했다.
어쩌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고민을 많이 했고 결국은 했다. 그땐 뭐든 해보자 싶었나 보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보다 기초대사량이 올라가는 겨울이 다이어트하기 좋다고 한다. 그땐 몰랐지만 당시에 다이어트를 10월에 시작했었다. 슬프게도 여자는 월경 주기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끝나고 일주일이 가장 살이 잘 빠지는 기간이라고 한다. 호르몬 장난질에 화도 나지만 잘 맞춰보는 수밖에.
처음 목표했던 체중까지 앞으로 2kg 정도 남았다. 많이 해이해졌지만 놓지 않고 가고 있음에 스스로 칭찬해본다.여기까지 6월 초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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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네 내려와서 4일 동안 다시 1kg가 쪘다. 체중이 조금 내려가서 1.5kg 남았었는데 신나게 먹었더니 다시 2.5kg 남아버렸다. 예상은 했다. 집에 돌아가면 이틀은 해독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어젯밤에 무항생제 삶은 계란과 방울토마토를 샀다. 오늘 아침에 도착했으니 내일부터 하면 된다.얼마 만에 해독기인지 모르겠다. 필요한 순간들이 있었는데 눈감았었다. 얼마 남지 않은 목표를 오래 끌고 가고 싶지 않단 생각에 일단 계획을 세웠다. 부디 흔들리지 않고 해독기를 잘 보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