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 있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환영을 받는다. 똑같은 말과 행동을 해도 작은 센스 하나가 순식간에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위트는 신이 허락한 선물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 여기에서 크고 작은 위트가 꽃봉오리처럼 피어난다.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요리에도 당연히 위트를 담을 수 있다. 가령 하나의 비법으로 두 가지 식재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오늘의 요리가 그렇다. 이를 가능케 하는 주인공은 바로 ‘허브버터’이다. 버터는 그 자체로 절대적인 풍미를 내는 마법의 식재료다. 그래서인지 보통 버터에는 무엇을 첨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미 그 자체만으로 200%의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에 재미난 위트를 한 스푼만 추가해 보자. 다진 마늘과 각종 허브를 넣어 향긋한 ‘허브버터’를 만드는 것이다. 싱그러운 허브버터를 듬뿍 바른 음식라니, 그 축복을 입은 요리가 어떻게 맛이 없을 수 있겠는가. 벌써부터 풍미 깊은 향이 코끝에서 느껴지며, 입에 침이 고인다.
허브버터 큐브빵 & 새우구이’
- 1타 2피, 한 번에 두 가지 메뉴를 맛보자
- 해산물 새우와 샤르도네의 찰떡 마리아주
▌필요한 재료
새우 8-10마리, 식빵 1장, 버터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바질, 파슬리, 소금
▌만드는 과정
1. 새우는 등 뒤의 내장을 제거하여 키친타올에서 수분을 제거한다.
2. 식빵을 사방 1cm크기로 잘라서 준비한다. (이 때 냉동실에서 살짝 얼리면 쉽게 자를 수 있다.)
3. 버터, 다진 마늘, 잘게 다진 허브를 넣고 섞어준다. (생 허브 대신에 건허브 가루를 사용해도 좋다.)
4. 식빵과 새우를 허브버터와 잘 섞어준 뒤에 180도 오븐에서 20분간 구워준다.
알러지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탱글탱글한 새우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새우는 입 안에 진하게 퍼지는 단맛과 담백하게 마무리되는 끝맛, 게다가 질기지도 연하지도 않은 식감을 자랑한다. 이런 모나지 않은 맛 덕분에 새우는 화려하게 변신이 가능하다. 매콤한 칠리 새우로도, 달콤한 마요 새우로도, 매콤한 페퍼론치와 함께 오일에 익힌 감바스까지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오늘은 싱그럽고 향긋한 허브 버터에 버무려 오븐에서 구워낸 새우다. 따끈하게 익혔지만 새우의 풍미는 어쩐지 여름 느낌이 물씬 나게 한다. 새우만 넣으면 외로울 수 있으니 큐브 모양으로 자른 빵도 함께 구워보자. 촉촉한 새우와 바삭한 빵이 한 플레이트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식빵, 바게트, 호밀빵 등 향이 강하지 않은 종류로 만든 요리는 와인과 함께 즐기기에 좋다.
이 메뉴에는 단맛이 강하거나 너무 무거운 와인 보다는 산미가 느껴지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과 페어링을 해보자. 화이트 와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샤르도네는 과연 여름의 느낌을 더 북돋는다. 맛있는 풍미의 허브버터 요리와 기분좋고 상큼한 샤르도네는 친한 지인과 함께 즐겨도, 혼자 혹은 감상에 젖어도 그 시간을 충분히 위트있고 즐겁게 만들어 줄 훌륭한 마리아주다. 지겨운 코로나로 지루해진 우리의 일상에 생기를 줄 시간이다.
* ‘소믈리에 타임즈’ 사이트 <이주현의 위로의 마리아주>에 연재중인 칼럼으로, 3월 4일에 발행된 < 아주 작은 위트를 담은 ‘허브버터 큐브빵 & 새우구이’> 편입니다. (요리, 사진, 글 = 이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