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일기
여기어때에 입사하고 처음으로 이틀 이상 연차를 썼다.
일이 쉴 틈 없다기 보단 그동안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를 것 같아서
이번 휴가 때 글램핑과 파티룸을 대여했다.
좋은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
나는 그 가치를 알고, 돕기 위해 일한다.
그걸 내 주위 사람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공간대여는, 여행은
누군가의 인생에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일이다.
나는 요즘 이런 일을 하고 있다.
당신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
부끄럽지만 내가 릴리즈한 가사 중에 이런 게 있다.
"음악이란 종이접기
접어도 다시 펴. 오히려 그때가 적기
예쁘게 접었다 펼친 노력들의 자국
누군가에겐 자극"
휴가 때 오랜만에 곡 작업을 자주 했던 콜라들과
작사 학원을 함께했던 동기 언니 오빠들을 만났다.
계속 음악을 도전하는 사람도, 아닌 사람도 있는데
나도 매번 비슷한 고민을 해왔고, 하고 있다.
작년엔 취업 준비하느라 꾸욱 접었다가
올해는 (개쩌는) 작곡가님들을 만나 멋지게 펼쳐냈다.
내년엔 다시 접게 될까?
잘 모르겠다. 왜냐면 실력만큼 운도 중요하니까.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은
접었다 폈다 하면서 남는 자국들이 형태가 되어
내 실력의 모양을 갖춰나가 준다는 것이다.
감히 실력이란 단어를 써보고 싶다.
대중, 팬, 아티스트, 프로듀서님, 스승님.
접었다 펼친 또 한 번의 내 작업이, 내 실력이
전보다 더 갖춰졌다고 느껴주시면 좋겠다.
D-6
22.11.07. KST 6pm
Highlight Come Back
04. PRIVACY
로직을 기획할 땐 어떤 조건을 기준으로 처리할지 정해야 하는데,
여러 조건들 중 하나가 부합하면 선택되는 or과
모든 조건이 부합해야 선택되는 and가 있다.
그동안 나의 연애는 or 조건에 가까웠다.
설레거나 or 안 설레거나
상처 주거나 or 상처받거나.
최근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여기서 ‘사랑하는’의 기준은
설렘, 기대, 좋아 죽겠음, 보고싶음, 특별함 뿐만 아니라
and
묵묵함, 이해, 있는 그대로, 보듬어줌, 소소함도 포함된다.
이 사람을 만나고
내 연애의 조건은 and가 되었다.
앞으로 어떤 감정, 상황을 마주하든 그 모든 것을 안아주고 싶다.
그래서 말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