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긍정 Mar 05. 2021

특별함을 선물하는 아이디어스의 해외진출이 기대되는 이유

퍼널/AARRR로 분석한 [아이디어스] 리뷰 |코드스테이츠PMB4

 하늘 아래 같은 핸드메이드는 없다. 

최근 고향 친구가 작은 짜글이 식당을 오픈했다. 배달 위주의 1인 식당이라 큰 화환 대신 센스 있고 의미 있는 개업 선물을 해주고 싶어 오랜만에 아이디어스를 찾았다. 아이디어스는 수공예 작가님들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터 서비스로 앱과 홈페이지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특별한 선물하고 싶을 때 나는 아이디어스를 찾는다. 핸드메이드 제품이니 다른 선물과 겹치지 않을 거란 안도감, 금손 작가님들의 특별한 디자인, 하나뿐인 제품을 선물함으로써 표현하는 당사자에 대한 애정 등을 이유로 손꼽을 수 있다. 


3년 전 개인 명함이 필요해 네이버나 크몽을 알아봤는데, 하도 '명함'을 검색해서 그런지 아이디어스 캐리커쳐 작가님들의 캐릭터 명함이 페이스북 광고로 계속 눈에 띄었다. 당시 네이버와 크몽은 기존 디자인 틀에 번호와 주소 등 텍스트 정보만 바꾸는 식이라면, 아이디어스는 캐리커쳐로 내 개성을 표현하면서도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디자인을 변경하고 종이 질감도 고를 수 있는 수제명함임을 내세웠다. 가성비에서 가심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를 잘 반영한 서비스 플랫폼이었다.






 백패커의 사업 전략과 아이디어스의 성장 

출처 : EO 채널 idus 인터뷰

백패커의 김동환 대표님은 도예가였던 사촌동생분을 도와 가판을 설치해 길거리에서 제품을 팔거나, 홍대 공방을 운영하는 모습 등을 지켜보며 수공예품에 대한 수요는 있으나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대량 생산되는 공산품과는 다르게 사람이 정성 들여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의도는 좋았으나, 온라인으로 팔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며 많은 투자사와 작가님들께 거절을 당했다. 


그러나 백패커는 1,000원짜리 유료 앱을 판매해 나오는 700원의 매출로 생활하면서 아이디어스를 포기하지 않았다. 초기 엔젤투자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보통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했을 때 돈, 시간, 인력이 없다 얘기하는데, 김동환 대표님은 어떤 제안이든 바로 그다음 날이나 해당 주에 피드백을 반영했다고 한다. 





또 2017년 한 해 동안 아이디어스가 정체의 시기를 겪고 있을 때도 구성원들을 모두 모아놓고 절박한 상황과 심정을 공유하며 '고객 만족에 대한 절실함'과 '빠른 실행력'을 강조했다. 정량적인 보고를 하던 주간 회의에서 다 함께 회의하고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으로 조직 문화를 바로잡았고, 2018년 첫 오프라인 스토어와 웹사이트를 오픈하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이뤄냈다.




아이디어스에게 입점한 작가님들께 손익 관리, 온라인 판매 전략, 제품 사진 촬영 등을 교육하며 매출을 증대했고, [작가님을 후원합니다]라는 팁 기능을 통해 수공예 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고객의 자발적인 참여를 도왔다. 


수공예 시장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관심과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작가님들의 수입이 안정되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실제로 아이디어스의 구매자 15%가 이러한 팬덤 커머스를 포함해 결제한다고 한다. 






 아이디어스의 가입부터 제품 구매까지의 Funnel 구분 

Funnel은 소비자가 제품을 인지하고 구매하기까지의 과정을 깔때기에 빗댄 개념으로,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것처럼 유저들도 웹/앱을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흥미를 잃고 나가게 된다. 이때 각 단계별 전환율을 개선하고 최종 단계인 구매 전환율을 높여 완만한 깔때기 모양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퍼널 분석은 고객과 상황마다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캐리커쳐 명함은 제품에 대한 확실한 니즈가 있었다. 그래서 가격이나 작가님의 그림체 등이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였다. 


하지만 개업 선물은 '축하하는 마음을 전달한다'는 의도가 먼저기 때문에, 화분이든 화환이든 제품은 중요치 않다. 내가 원하는 메시지를 각인 또는 편지로 함께 보낼 수 있는지, 오픈일에 배송일을 맞출 수 있는지 등의 서비스가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였다. 또한 그저 핸드메이드 제품을 구경하려는 의도로 아이디어스를 방문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퍼널 분석을 할 땐 고객과 상황, 목표마다 이탈률이 다를 수 있다.






 아이디어스의 AARRR 퍼널과 핵심지표를 높이기 위한 단계별 장치 


1. Acquisition (사용자 유입) : 고객은 어떻게 처음 우리 서비스를 접하는가?

고객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측정하는 지표로 비용이 적을수록, 유입 규모가 클수록 효과적이다.

핵심 지표 : 신규 방문자 유입경로, 신규 방문자 수, DAU(하루 순 방문자 수), MAU(월별 활동 이용자 수), CTR(클릭률), CAC(고객 획득 비용) 등


아이디어스 공식 SNS의 경우 콘텐츠만 올려도 인스타그램은 12만, 페이스북은 20만 팔로워들에게 노출된다. 공식지표로는 2020년 12월 기준 앱 다운로드 수는 1086만을 넘었고, MAU는 600만 명에 달한다.

출처 : 아이디어스 공식 홈페이지, SNS

삼성카드와 콜라보하거나 배우 정려원 님을 섭외해 TV CF를 촬영하는 등 브랜딩을 위한 행보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지난 리뷰인 트렌비에서도, 요즘 눈에 띄는 가벼운 학습지 등 정려원 님을 모델로 삼은 브랜드가 많은 것 같다. 그만큼 센스 있고 신뢰감 있는 이미지라 그런 것 같다. 나도 입사하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





2. Activation (사용자 활성화) : 처음 이용할 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가?

서비스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미치는지 판단해야 한다.

핵심 지표 이탈률, PV(페이지 뷰), 체류시간, 회원가입, CPC(클릭당 비용) 등


접근 권한 동의를 얻을 때 '꼭 필요한 항목만 필수 접근하고 있습니다', 선택적 항목에는 그 이유를 친절히 기재하고 있다. 친절한 UX Writing은 개인정보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SNS로 간편하게 가입하며 회원가입 시 3만 원의 쿠폰을 지급해주고 있다. 


또 이미지만 모아 보여주는 기능과 실시간 인기 검색어, 세분화된 검색 필터를 제공해 작품을 탐색하는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여주고 있다. 




+) 아이디어스의 UI가 똑똑하다고 느꼈던 세 가지 포인트

#1 홈 화면을 인기 상품(실시간)이 아닌 오늘 할인 상품(투데이) 배치, 남은 시간과 할인율을 숫자로 직관적으로 표현.

: 어플을 켜자 날짜와 줄어드는 카운트, 오늘만 할인된다는 문구에 바로 시선을 빼앗겼다. 


#2 한 줄 후기가 포함된 상품 설명

: 간단한 상품 설명과 함께 원가와 할인금액을 한눈에 비교하고 평균 별점과 후기 개수, 한 줄 후기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UI. 참고로 썸네일마저도 일반 커머스는 제품 위주라면 아이디어스는 판매자가 들고 있는 손이 포함된 사진이 많다. 


#3 할인 작품 더보기

: 아이디어스를 관찰하다 보면 제품을 작품이라고 표기하는 등의 섬세한 브랜딩을 보는 재미가 있다. 또 저렇게 다음 콘텐츠가 반씩 잘려있거나 할인 작품 더보기 등 스크롤과 다음 페이지를 유도하는 요소들이 숨어있다. 이는 웹의 체류시간을 늘리는데 도움을 준다.




3. Retention (사용자 유지) : 고객이 서비스를 재사용하는가? 

서비스의 만족도를 잘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쿠폰, 포인트, 이메일, 푸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핵심 지표 : 재방문율, 재구매율 



공식 노션에 따르면 재구매율은 85% 이상에 달한다. 아이디어스의 핵심은 결국 작품이다. 작품에서의 좋은 경험이 그다음 소비를 이끈다. 그런 측면에서 공산품이 아닌 사람이 만든 유니크한 제품은 좋은 경험을 선사한다. 또 사진처럼 작가님과의 대화로 구매 전 원하는 방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실물을 보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 선물을 보내기에 불안한 요소들을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어 구매에 만족감을 느끼게 했다. 


아이디어스는 공지사항 사진은 3월에만 진행하는 이벤트를 캡처한 것으로,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자주 열고 이를 앱 내 푸시 알림이나 카톡 등을 통해 재방문을 잘 유도하고 있다. 




4. Revenue (매출) : 매출로 이어지는가? 

각 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구매율을 높이는 것이 AARRR의 목적이다. 

핵심지표 : 객단가, 평균 주문율(하루, 월별, 연도별), 구매 전환율, LTV(고객 평생 가치) 등


지난해 아이디어스에서 판매된 상품 거래액은 1083억 원, 2014년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후 누적 거래액은 3900억 원을 넘었다. 최근 월 거래액은 150~180억 원 상당이다. 아이디어스의 거래액 성장세는 J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작가님을 팔로잉해두면 새로운 판매 상품이 업로드되었을 때 알림을 준다. 보통 작가님의 그림체나 손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푸시 알림을 통해 재방문이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VIP CLUB이란 멤버십도 진행하고 있기에 누적 가입수와 신규 가입률 등도 Revenue에서 신경 써야 할 지표다. 더불어 전화번호만 알아도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받는 사람이 아이디어스 회원이 아니어도 선물할 수 있도록 구매를 돕는 요소로 작용한다.




5. Referral (추천) : 고객이 자발적으로 다른 이에게 서비스를 추천하는가?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만족하여 바이럴을 일으키는지 확인한다.

핵심 지표 : SNS 공유/댓글이나 리뷰 등


SNS에는 아이디어스의 작품을 선물 받은, 혹은 직접 구매한 고객의 인증샷도 많지만 입점을 한 작가님들의 홍보성 콘텐츠도 많다. 두 고객이 자발적인 바이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으며 앱스토어의 최근 별점과 후기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루고 있다. 또 아이디어스는 자발적인 추천을 유도하고 있다. 고객은 온라인 클래스 오픈을 원하는 작가님을 추천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기존 입점 작가님이 신규 작가님을 추천하면 심사 없이 입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뉴스 댓글에서는 수수료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을 간혹 볼 수 있다. 수수료의 경우 작가님마다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다르고 상품에 따라, 매출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아이디어스의 해외 진출이 기대되는 이유 

최근 K-드라마, K-pop의 열풍으로 한국 아이템들이 해외에서 화제가 되는 경우들을 종종 접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K-좀비 원조인 [킹덤]의 인기로 아마존에서 갓, 호미, 고무신 등이 잘 팔린 사례가 있다.


출처 : YTN 하단 기사 / (여자)아이들 - 화 뮤직비디오 속 전소연

내가 준비한 사례는 요구르트와 댕기머리다.

이전에는 갓, 호미 같은 옛 물품에 호기심을 느꼈다면, 요즘에는 일상적인 소재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야쿠르트

위 사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남자 주인공이 한국계 미국인 여자 친구가 좋아하는 야쿠르트를 마셔보는 장면으로, 그냥 운전하기 전 잠깐 맛보고 "맛있네"하는 정도인데 실제로 해외에선 완판 되고 야쿠르트의 주가가 상승했다. 사실 야쿠르트는 일본 회사의 제품인데 한국 아이템처럼 비쳐 일본인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공개된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편에선 한복, 서울 남산타워의 자물쇠, 마스크팩, 노래방 등 설날을 배경으로 서울에서 촬영해 더 적극적으로 한국을 담아냈다. 우리에겐 당연한 일상이 해외에선 신선하고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댕기머리

오른쪽 사진은 1월에 컴백한 (여자) 아이들 - 화(火花) 뮤직비디오 속 전소연의 모습으로,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한을 잘 담아낸 댕기머리가 인상적이다. K-pop 팬들은 세계관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댕기머리의 유래와 의미부터 구미호와 같은 전설 이야기까지 그다음 앨범 세계관을 추측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떡밥을 조사(?)한다. 만일 이때 아이디어스가 해외에 진출해 비녀나 족두리 등 헤어 장신구를 간단한 옛이야기 설명과 함께 브랜딩 해 판매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최근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5,500억을 투자한다고 밝힌 만큼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이 기세를 잘 따라간다면 아이디어스의 해외 진출 역시 기대해 볼만 하다. 






 고객으로서 아쉬운 점 

현재 해외 진출을 위한 별도의 앱을 개발 중이라는 기사를 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홈페이지랑 배송 서비스부터 개선해줬으면 좋겠다.


메인 화면에서 상품을 클릭할 때마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새 창으로 떠서 몇 번 서칭하고 나면 일일이 삭제해야 하는 번거로움, 배너 클릭 시 자주 볼 수 있는 에러 페이지가 쇼핑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감시킨다. 


또 작가님이 작품을 보내면 송장번호만 알려줘서 배송 과정과 결과는 구매자가 택배사에 직접 조회해야 한다. 배송 추적에 대한 부분을 앱이나 웹에서 제공하고,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문구를 카톡이나 푸시 알림을 통해 알려주면 더 편리한 서비스가 될 것 같다 :')





 +) 오늘의 TMI 

해당 글을 다 작성하고 업로드하려는데 친구에게서 인증샷이 도착했다. 


오래전부터 자기 가게를 차리기 위해 부동산을 전전하고 요리를 배우며 인테리어와 메뉴를 구체화하던 친구의 모습이 생각났다. 자주 보진 못하지만 만날 때마다 하나씩 본인만의 미션을 클리어하는 친구가 멋있고 자랑스러웠다. 또 그렇게 자신을 믿고 추진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러웠다.


창업가들의 인터뷰를 보면 하나같이 주위에서 다 만류했다는데 사실 나 역시 그랬다,, ㅎㅅㅎ 그래서 개업 사진을 보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젠 주위 사람이 퇴사나 창업한다 하면 열심히 응원해주려 한다. 

부족하지만 내 글을 끝까지 읽은 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우리 서로의 용기와 미래를 응원하도록 해요 :')




+ 서핏에 해당 글이 기고되었습니다 :')


브랜드를 사랑하는 앱등이로 시작해, 제품이 아닌 가치를 파는 잡스병을 거쳐
혁신을 꿈꾸는 프로덕트 매니저에 도전하다. 코드스테이츠 PM 부트캠프, 그 100일간의 기록
김긍정 brunch.co.kr/@positive-kim




 내용 참고 

- EO 채널 : https://youtu.be/91EFUOtnAF4

- 백패커 노션 : https://www.notion.so/8cc25aff950449dcbc54b016208d99d3


- Joe님의 브런치 : https://brunch.co.kr/@joeflow/8

- 빅인 님의 브런치 : https://brunch.co.kr/@biginsight/49

- 모비인사이드 브런치 : https://brunch.co.kr/@mobiinside/2030


- YTN 뉴스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52&aid=0001190208
- 이데일리 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18&aid=0004862610

매거진의 이전글 야! 너두 API로 이틀 안에 서비스 기획 할 수 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