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내 편이 되어준 사람

by 지나

인생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건 이미 성공한 인생이다.
이해득실 따위는 상관없이 무조건 나만을 믿고, 부족해도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더 잘할 거라고 희망을 건네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인가.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한 행복이다.


사람 인생을 결혼을 기준으로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눈다면, 내 전반전은 — 적어도 내 생각엔 — 암흑기였다. 그런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시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우리 집은, 아니, 나의 부모는 나를 믿지도, 지지하지도 않았다는 걸. 하지만 억눌려 살아온 사람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나도 그랬다.


결혼 이후, 인생의 후반전은 쥐구멍에도 볕들 날처럼 밝고 따뜻해졌다. 물론 모든 순간이 행복하기만 했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남의 편’이라서 '남편'이라고들 하는 나의 ‘남편’은 내게는 언제나 ‘내 편’이었다. 속상해서 우는 나를 보면 나보다 먼저 화내고, 누군가 나를 괴롭힌다 싶으면 내가 민망할 정도로 분노한다. 작은 기쁨에도 나보다 더 환하게 웃고, 별것 아닌 일에도 “대단하다”며 칭찬해주는 사람.

그게 나의 관식이, 내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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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나는 괜히 잘난 척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남들이 다 읽는 책을 읽고, 수준 높은 글도 아닌 글을 써도 그는 말한다.
“와, 진짜 멋지다.”
“당신은 정말 대단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 — 필사, 글쓰기, 독서 — 그 오랜 시간을 노트북 앞에서 보낼 때면
“이건 멋진 일이야.”
“난 당신이 너무 자랑스러워.”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해준다.


사실 내 마음 한구석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하나 있다.
엄마가 한 마디.
“그거 해서, 얼마 버는데?”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던 나는 괜히 주눅 들었고, 그 말은 아픔으로 짙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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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일을 알고 있는 남편은 말한다.
“돈이 전부는 아니야. 당신이 하는 건 아무나 못 하는 일이야. 그러니까 절대 기죽지 마.”

그리고는 이북 리더기를 사주고,
작업할 때 눈 피곤하다고 했더니 스탠드를,
장시간 앉아 있는 날 위해 커다란 노트북과 받침대를,
거북목 걱정한다고 하니 의자도 바꾸자며, 스피커며 충전기까지 이곳저곳에 배치해준다.

그 모든 걸 하면서도 그는 흐뭇하게 웃는다.
마치, 나의 꿈이 곧 그의 자랑인 것처럼.


물론 나는 아직도 헷갈린다.
이게 잘하는 일인지, 아니면 그저 좋아하는 일인지.
직업이라고 당당히 말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걸 놓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나를 이토록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믿어주고, 자랑스러워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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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부담이 아니다.

그저, 당신의 그 믿음과 사랑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걸
언젠가는 꼭 보여주고 싶은 마음일 뿐이다.


고마워, 당신.
이렇게 모자란 나를
사랑해줘서.
믿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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