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아버지와 구급차를 타고 하염없이

by 웃자

아버지는 간병인을 요청했다. 간호사가 간병인 업체 명단을 제공했다. 막상 간병인을 부르려니 아들이 옆에 있어주기를 원했다. 아버지 지인들이 빨리 간병인을 부르라고 조언했다. 예전에 그들도 간병인을 고용했다고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병동의 많은 환자들이 간병인의 도움을 받았고 같은 병실의 옆자리 환자도 간병인이 있었다. 코로나만 아니면 가족끼리 교대로 병수발을 할텐데 보호자 교대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병원의 지침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어머니가 간호사실에서 알려줬던 여러 업체에 연락했다. 마침 옆자리 간병인도 소속이 동일한 업체에 전화해서 중환자 경험이 많은 간병인을 부탁했다. 사전에 전화로 아버지 상태를 설명했고 위생에 신경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연락이 닿은 간병인은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간병인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가 고생하는 사연을 많이 봐서 반신반의했다.

이 책에 나오는 실라 같은 간병인을 만나면 좋을텐데

불행히도 간병인은 병실에 오자마자 전염병이고 돌보기 힘들다고 뒷돈을 요구했다. 담당 간호사가 전염병이 아니라고 설명해도 막무가내였다. 간병인은 내일 12시까지 다른 사람을 구할 때까지 병실에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시간당 추가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간호사실에 물어보니 코로나 때문에 원칙적으로 보호자를 교대할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주치의 허가를 전제로 교대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아버지께 내일 다시 간병인과 교대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간병인이 불편해서 잠시라도 견딜 수 없으니까 빨리 오라고 재촉하셨다. 평생 아버지는 가족의 말을 듣지 않았고 본인 뜻대로 사셨는데 이번에 한번만 아들 말을 들어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렸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내일 송장을 볼거라고 말씀하셨다. 이튿날 아침에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주차장에서 결과를 기다렸다. 간병인이 빨리 교체해 달라고 서너번 재촉했다. 코로나 검사 7시간 후 카톡으로 결과를 받았다. 다행히 음성이라서 교대할 수 있었다.

가족 간병을 위해서 정부가 실질적인 지원을 하면 좋겠다.

모든 인연이 그렇지만 좋은 간병인을 만나기는 정말 힘든 것 같다. 인터넷에서 경험담을 찾아보면 마음에 드는 간병인을 만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간병인은 환자와 보호자의 기대치를 충족하기 힘들다. 병원에서 간병인을 보면 그들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자 옆에서 말동무를 하고 제시간에 식사하고 제때 잠자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같았다. 간병인은 자원봉사자가 아니고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봉급 이상의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간병비 이상의 서비스를 원하면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나중에 아버지께 물어보니 간병인은 한두번 부탁하면 무시하고 세번째 부탁해야 겨우 대답했다. 계속 간병인과 있었다면 병이 악화되었을 거라고 아들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가능한 오랫동안 아버지 옆에 있고 싶었다. 하지만 또다시 고함을 지르고 짜증을 내면 아무도 참을 수 없다고 할아버지가 아프셨을 때 간병인을 두고 며느리들이 돌아가며 병수발을 들지 않았냐고 아들에게 그렇게 대하지 말라고 부탁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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