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뽀미, 뽀돌이
대만에서 근무했던 학교에는,
그곳을 지키는 개 두 마리가 있었다.
털의 윤기가 없고 늘 누워 있기만 하는 둘은 한눈에 봐도 늙은 개였다.
행동이 느리고 짖는 법이 거의 없었지만,
가끔 외부인이 학교로 들어올 때는
둘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릴 만큼 큰 소리로 짖었다.
평소 순하고, 힘없던 모습만 보이던 둘이었기에
아직 우리 살아있다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하나는 암컷, 하나는 수컷이었다.
그 때문인지, 둘은 모두 어릴 때 중성화가 되어 있었다.
아마 학교에서 새끼 강아지까지 키우기에는 무리였을 것이다.
왜 개를 학교에서 목줄로 없이 키우고 있을까 생각해 보니,
산 아래에 있는 학교 주변의 뱀과 쥐, 다른 떠돌이 개들의 칩임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전에 있었지만 사라진 관사 주택을 지켜줄 경비견 역할도 필요했을 것이다.
한 번은 원숭이가 학교로 내려왔었다.
혹여나 그 원숭이가 떨어지면, 잡아 물어 죽일까 걱정이 될 정도로 맹렬히 짖어댔다.
한참을 눈치만 보던 불쌍한 원숭이는, 경비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길가로 내려왔다.
둘은 기다렸다는 듯이 원숭이를 향해 돌진했다. 처음 보는 속도였다.
다행히 원숭이는 산 위로 달아났다.
이 둘의 정확한 나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학교의 역사를 기록한 앨범을 찾아보니
2009년 학교 재건축 당시에 이 2마리는 앳된 모습의 강아지였다.
근무하던 당시가 2016년이니, 대략 8살 정도였을 것이었다.
하루는, 다른 떠돌이 개들이 학교 앞 공터에 모여 있자
담장에 앞발을 들고, 사람처럼 서서 내려보는 모습이 재밌어서 사진으로 남겨뒀다.
이런 대화라도 했으면 어울릴 듯한 모습이었다.
'너네들 뭐하냐? 거기 뭐 먹을 거라도 있냐?'
이 둘의 이름은, 누런 털의 암컷은 뽀미, 검은 털의 수컷은 뽀돌이다.
작년 가을, 뽀돌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뽀돌이가 생각나서 쓴 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