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빨갛게 물들기를
붉고 노랗게 물드는 나무들을 보니 그야말로 단풍의 계절입니다.
밝고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붉은 단풍잎이 주렁주렁 달린 단풍나무를 올려다봅니다.
눈 안에 캔버스가 있다면 붉은 물감으로 가득 채운 유채화가 그려질 듯합니다.
오래간만에 아내와 아이와 함께 단풍을 배경으로 즉석사진에 지금의 행복한 기분을 박제해 봅니다.
행복은 가끔 휘발유 같아서 가만히 두었다가는 날아가 버리는 것 같기에, 나중에라도 사진으로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조금은 서늘한 바람을 감싸주는 따스한 햇빛 아래,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을 밟으며 걸어봅니다.
아이는 행복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강아지마냥 계속 뛰어다닙니다. 아빠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요즘 내 주식계좌는 사계절 한결같은 침엽수처럼 푸르디푸르건만.
언제쯤이면 저 빨간 단풍잎처럼 붉게 물들런지.
아직 계좌의 가을은 멀었나 봅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빨갛게 물들었으니, 가을 단풍은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