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 금상 - 권영진
어머니
혼란스럽고 잔인했던 시간들이 쌓여 여름의 끝자락에 다다랐네요.
책 페이지 넘기듯 계절은 변하고 저의 마음도 조석으로 요동을 칩니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다보니 어머니께서 기사와 육아를 맡아 해주신 세월이 십여년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저희 내외는 바깥일에 전념할 수 있었는데 그간 세월을 어머니는 혼자서 감내하셨네요.
당신 몸속에 병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저는 항상 편찮으신데 없으시냐 물으면 나는 괜찮아 괜찮아를 연발하셔서 정말 괜찮은 줄만 알았는데 저의 안일함이 평생 후회와 눈물의 시간이 될 줄 몰랐어요.
어머니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저희들의 서른과 마흔, 쉰 고개가 이리도 아름답고 안락했음은 어머니의 크나큰 희생이라는 걸 이 바보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손을 쓸 수 없게 깊어진 췌장암
독한 진통제에 의지하는 버거운 날들 미음 한 술 물 한 모금도 손사래를 치시는 야윈 몸 사경을 헤매시며 거칠고 고단했던 아흔 아홉 어머니의 인생앓이를 들을 때면 저는 그저 고통없이 눈감아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어머니 즐겨가시던 집 앞 공원에는 초록이 한 풀 꺾이고 여름 꽃들이 하나 둘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쉬어가시던 벤치도 그대로이고 집 안 곳곳에 어머니의 흔적 어머니의 온기 어머니의 쉐타도 옷걸이에 걸려 주인을 기다리는데 어머니는 부재중이세요,
일어 쩔어 늦은 퇴근을 하면 호박전에 막걸리를 내주셨는데, 저는 그 어느 것도 돌려드리지 못했는데 어머니는 소풍 떠날 준비를 하시면 저는 어쩐데요.
언젠가 어머니께서 저희들에게 젊음이 좋군아 이쁘다 하셨는데 제 눈에 노년의 어머니 모습은 더 곱고 아름다우세요.
항상 어머니 노고에 감사하면서 제가 살갑지 못하고 부끄러워서 입속에만 감춰둔 말 이제야 눈물되어 쏟습니다.
어머니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2022년 8월 21일 막내사위 올립니다.
2022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일반부 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