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고3 선배님들에게

청소년(고등)부 금상 - 이민주

by 편지한줄

모의고사 마치고 잠깐 한숨을 돌리고 있을 전국의 고3 선배님들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이민주라고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가장 힘들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누굴까 생각을 하다가 저와 같은 고등학생들에게 쓰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었고, 점점 주위에 아는 언니 오빠들이 고3이 되면서 이런 상항에서 힘들고 혼란스러워하는 선배님들을 많이 봤거든요. 제가 쓴 편지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까 해서 이렇게 몇 글자 적어봅니다^^ 코로나 때문에 등교가 계속 미뤄지다가 드디어! 등교를 하게 되었잖아요. 선배님들은 등교를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청 복잡한 마음이겠죠? 저도 첫 고등학교 생활이고, 새로운 학교환경에 어리바리하며 ‘아~ 누가 봐도 1학년이구나!’라고 신입생 티가 팍팍 났을 텐데, 등교를 하고 선배님들을 보니 3학년인지 알지도 못했는데 ‘아~정말 누가 봐도 고3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힘들고 지쳐 보였습니다. 아직 1학년인 저도 쏟아지는 과제와 시험 속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선배님들은 학교 과제하느라, 대학입시 준비하느라 얼마나 힘들겠어요. 대학 입시를 앞두고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들이 생각지도 못한 바이러스 때문에 금 가기 시작한다는 게 정말 화가 나고 짜증 날 거 같아요. 작년에는 포항 지진 때문에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었잖아요. 저는 그때 ‘이번 수험생들은 정말 운이 없나 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상황에 비하면 작년 일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네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고 대학을 위해, 꿈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선배님들이 정말 대단해요. 등교 개학이 미뤄졌을 때, 철없는 후배들은 학교를 가지 않아도 돼서 마냥 신나게 생각했었는데, 고3 선배님들은 등교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선생님이 지켜보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시키는 것도 아닌데 온 힘을 다해 죽어라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더불어 ‘나도 이제 고등학생인데...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자!’ 이렇게 동기부여를 받기도 했고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대한민국 고3은 세상에 종말이 온다고 해도 공부할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어 새삼 놀라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머지않아 저에게도 닥칠 일일 테니까요. 고3이 되면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도 잠시 반납하고 공부에 모든 걸 쏟아부으시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마스크에, 거리두기로 친구들과 가까이 있지도 못하고, 유일한 낙이었던 점심시간마저 독서실 칸막이 같은 가림 막에 가려 혼자 밥만 먹어야 하는 상황이니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이런 선배님들에게 어떤 말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될까요?

공부를 하다 보면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되지... 공부.. 하... 아무것도 하기 싫다.’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데, 지금의 고3 선배님들을 생각하면 이런 생각조차 사치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저도 더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수능이 딱 100일 남았는데 작년까진 별 감흥도 없던 수능 날짜가 고등학교에 들어오니까 괜히 같이 긴장되고 떨리고 그래요. 멀지 않은 미래라고 생각돼서 그런가 봐요. 지금은 조금 답답해도 마스크도 잘 끼고, 수시로 손도 씻으면서 안전수칙을 잘 지키며 지내다 보면 100일 뒤에 선배님들은 마스크 없이, 거리두기 없이, 약간의 긴장과 두근거림으로 시험장에 들어가고 저도 마스크 없이 거리두기 없이 선배님들을 힘차게 응원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들고 지친다면 쉬어가세요. 조바심이 나면 이 또한 나의 감정이니 받아들이고 흘려보내세요. 대한민국의 모든 고3들이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2020년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그 마음은 모두 똑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한 20년쯤 뒤에 선배님들의 아이들이 “코로나가 뭐야?”라고 물었을 때, “응, 나 때는 말이야...”하면서 지금의 상황을 재난영화처럼 이야기할 날이 있겠지요. 그리고 이 상황을 겪고 나서 선배님들 중에 바이러스 퇴치의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어 대한민국을 빛나게 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대한민국 고3은 강하다! 지금 이 상황을 잘 극복해서 선배님들의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랄게요.!


2020년 수능 100일을 앞둔 어느 날


고1 신입생 이민주 올림




2020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고등)부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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