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중등)부 대상 - 진채린
안녕? 오랜만이지. 나 채린이야.
초등학교 졸업식 이후로 한 번도 보지 못했네…. 우리 초등학교 때는 꽤 친했었는데 말이야.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어린 마음에 너를 피해 다니기도 했어. 네가 지체 장애가 있어서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최근에 학교에 가다가 네가 등교하는 모습을 봤던 게 생각나서 너에게 편지를 쓰는 거야) 그냥 단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너를 피하기만 했어. 2학년 때 너와 같은 반이 또 되었어. 그쯤에는 그냥 ‘잘 아는 친구가 없을 것 같으니 내가 잘 챙겨줘야지’라는 생각도 들었고. 너와 지내는 시간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너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었어. 나도 모르게 말이야. 이렇게 내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에 큰 핵심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네 모습이었어. 마냥 해맑은 너의 모습을 보면 나까지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달까. 그렇게 2학년 후반쯤 되니 너의 긍정적인 부분만 남아버렸지 뭐야. 어렸어서 그런지 나는 그런 생각들이 쉽게 바뀌곤 했거든. 그냥 너와 다니면 행복하고 즐거웠어. 그렇게 3학년이 되고 우린 다른 반이 된 채 각자 잘 지냈지. 4학년이 되고 또다시 너랑 같은 반이 되었어. 그때 내가 반장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었기에 내 시선 안에 너는 또다시 ‘내 도움이 필요한 친구’, 잘 챙겨줘야 하는 친구‘가 되어버리고 말았지….
선생님께서 나를 믿고 너를 맡기시니깐 나는 부담감이 컸어. 그랬기에 1학년으로 되돌아간 상태처럼 너를 다시 피해 다녔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고 나쁜 사람이었던 것 같아. 그때 너를 잘 챙겨주지 못해 후회감도 들고 말이야. 하여튼 그렇게 또 너를 피해 다니던 시기에 책 한 권에서 우연히 이런 말을 읽었어.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다. 나와 다른 것뿐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라는 얘기였어. 나는 너를 다르다고 생각에 아니라 틀리다고 생각한 거였어. 그 책을 읽고 난 후, 내 모습을 돌아보니 2학년 때처럼 너와 웃으며 지내는 모습이 보였어. 5학년, 6학년 때는 같은 반이 되지 못했지만 서로 아끼는 친구가 됐다는 것을 난 느낄 수 있었어! 너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초등학교를 졸업 후 2년이나 지난 지금 가끔 마주치던 네 생각이나 편지를 써본 거야~ 비록 너는 날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말이야. 그때, 초등학교 때, 너를 만나지 못했다면 과연 내 생각은 어땠고 내 태도는 어땠을까 가끔 상상해보기는 해. 어제 한 영상을 봤는데 그 영상에서 어떤 여자 옆에 장애가 있는 아저씨가 앉았어. 그러더니 여자가 소리를 지르더니 더럽다고 왜 자기 옆에 앉냐며 소리를 질렀어. 그 아저씨는 계속 미안하다고 하고…. 그랬더니 옆에 초등학생이 그 여자한테 “그럼 누나는 깨끗해요? 왜 아저씨한테 더럽다고 해요.”라고 말했어. 이 영상을 보면서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내 미래는 그 여자처럼 됐을 거라 생각해. 너를 만난 건 나를 다시 고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친구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틀림이 아닌 다름을 알려주는 너였기에 지금의 내가 바른 청소년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 내 옆에 있어 줘서 정말 고마웠어! 그리고 미안했어….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기를.
2019년 10월 24일
From. 너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진채린
2019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중등)부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