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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Apr 26. 2023

너가 책 읽는지 아무도 신경 안써

남편최고

운동 예약을 내일것 못하고 있었다

남편이 오전 운동 같이 배드민턴 치러 가겠냐고 나에게 물었다.

남편이나 그 시간대 오시는 분들이 모두 잘 치는 분들이기에

나는 칠 사람이 없어서 남편과 거의 난타만 친다. 그래도 재밌긴하다.


중간 중간 남편이 게임치러가서 심심할때 

책 많이 빌렸으니 책을 읽으란다


'운동하러 체육관 와서 책 읽고 있으면 왜저래? 이러지 않겠어?' 라고 말했다

남편은 '아무도 너가 책을 읽는지 신경 안써~'

맞는 말이다 ㅋㅋㅋㅋㅋ 그게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그런데 나는 이런걸 신경쓰며 살아간다. 참 피곤하게 산다.

이런 삶을 사는 나에게 남편과 짝이된건 나에게 참 큰 축복이다.

이런것 좀 없앴으면 좋겠어서 오늘 빌린책! 나는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기로 했다 도 잘 빌린것 같다 ㅎㅎ




오늘 우리집에 평화가 왔었다.

아이도 소리를 지르지 않고 나도 화를 내지 않았다.


내가 바뀌었을 뿐인데

아이까지 바뀌게 되었다.


며칠전 나를 따로 불러내어 아이가 이야기한것이 나에게 와닿아었다.

엄마가 집가서 놀아준다해서 기다렸다고 난 눈알 하나만 붙이면 되는거였는데

엄마는 그걸 화내서 나도 더 대들고 이길려고 했다고 아이는 말했다.


그러게..

나는 아이와 거의 하루종일 돌아다니고도

집에 빨리 가는걸 유혹하기 위해 집가서 사과인형 만드는거 도와준다고 약속했다.

근데 9시에 들어가고 나니 다 귀찮고 녹초가 되었고

사과인형 잘라주면 끝날줄 알았는데 자르고 눈붙이고 추가추가 너무 많이 생겨서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아이는 근데 집 도착해서 그걸 기대하고 왔던것이었다.


아이와 대화후

1) 나의 체력을 보고 더 못 놀아줄것 같다면 그 약속을 하지 말아야 됨을 느꼈다.

2) 나의 체력을 보고 아이와 더 놀아줘야 할 것 같다면 지금 하는 집안일은 뒤로 미뤄야 됨을 느꼈다.

오늘은 그래서 아이에게 하원하면서 바로 집가서 놀자고 얘기했고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중에 남편이 자기가 하겠다고 했을때... 예전엔 이왕한거 내가 한다고 남편 쉬게 하는데.. 아이는 나와 놀기를 기다리고 있다는걸 알기에 남편에게 맡기고 나는 2~3분쉰뒤 아이와 놀았다.

3) 부탁을 잘 못하는 성격의 나인데.. 아이를 위한다면 남편에게 작은 집안일들은 맡겨도 됨을 느꼈다. 그게 서로 화도 안내고 집안의 평화인듯 하다..ㅎ

4) 아이와 나.. 오늘 하원하면서 서로 쫌 짜증내고 폭발할뻔 했지만.. 집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감사하다.

5) 아이는 나와 너무 놀고 싶었다고.. 그때 얘기했다. 난 엄마가 너무 좋은데 놀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오늘은 설거지 잠시 하면서 티비 잠깐만 보여주고.. 예전 같았으면.. 같이 티비보여주며 쉬는데 설거지 중단후 남편에게 맡긴후 잠깐 쉬고 바로 아이에게 티비 끄고 놀자고 얘기하니 아이는 떼부리지 않고 흔쾌히 좋아했다. 고맙다

6) 워킹맘일때 나의 핑계는 이거였다. '워킹맘이라 아이와 놀 시간이 없어.. 워킹맘이라.. 슈퍼우먼이 아니라 어쩔 수 없어... 내가 아이에게 채워줄 수 없는 욕구에 대해 어쩔 수 없고.. 방법도 없다는 듯이.. 해결하지 않으려 했다. ' 근데 잠시 전업이 되니.. 전업도 시간이 없다.. 워킹맘이 다시 되기 위해 공부해야 되고 집안일을 해야 하고.. 이때도 핑계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걸 깨달았다. 9시30분 등원시켜서 4시 하원하는과정에.. 생각보다 시간이 남아돌지 않고 바빴다..


다시 워킹맘이 되었을때.. 핑계를 찾지 말고.. 아이와의 관계에 집중해야 될것에 좀 생각하게 되었다. 자기에게 집중해주고 사랑받고 있다는것은 아이를 느끼는것 같다. 우선순위는 아이가 되어야 될것 같다.

다시 워킹맘 되면... 반찬도 더 사먹고..ㅎㅎ 식세기를 들여야 하나 고민까지 된다 ㅎㅎㅎ

암튼.. 오늘 평화가 찾아와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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