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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영 Mar 20. 2022

리더는 악인이어야 하는가

마키아벨리 군주론과 세종대왕 리더십에 대한 고찰

리더의 필독서인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읽었다. 군주론의 요는 그렇다. 군주는 국가를 지키기 위하여 선하지 않은 행동도 불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내가 추구하는 리더상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참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마키아벨리가 살아 있다면 끝장 토론이라도 한판 붙고 싶은 지경이다. (물론 이길 수 있어서는 아니다..)


군주론에 이런 문장이 있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는 '인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는 문제와는 전혀 다릅니다. 물론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나는 이 문장 자체에는 격히 공감한다.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선(善)이 유토피아라면 인간이 살고 있는 현실은 지옥과도 같기 때문에 당연지사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악(惡)을 물리치기 위한 거악(巨惡)으로서 군주는 군림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해석의 차이가 발생한다. 애초에 백성을, 팀원을 악(惡)이나 선하지 않은 상황으로 규정하는 것부터 출발이 다르다.

어떤 사람이든지 취업을 했을 때 "이 회사를 철저하게 망가뜨려 주겠어"라고 악심을 품고 입사를 하는 사람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없을 것이다. 되려 취업을 하면서 누구보다 빠르고 멋지게 업무에 적응해서 사회생활을 찐하게 즐겨주겠다고 각오하는 편이 많을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나는 성무선악설을 지지한다. 환경에 따라 사람은 충분히 변화한다는 것이다.

육아를 하다 보니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면 내 행동을 심지어 말투까지 그대로 따라 한다. 환경을 학습하는 것이다. 새로 입사한 새내기 직원도 마찬가지다. 회사 분위기와 사수의 능력에 따라 그들의 기초적인 능력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결정된다. 만약 당신 눈앞의 직원이 굉장히 '엉망'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를 원망하기보다 나를 먼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각의 연장선에서 나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면 대부분의 '악(惡)'의 규정은 내 마음에서 비롯되었으리라 깨달을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아니라 세종대왕의 섬김 정신이 좀 더 내게는 리더로서의 면모에 합당하다고 생각이 든다. 리더는 악인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 론 절대 악과 같은 직원이 분명 있을 것이다. 다양한 이유로 사회 부적응자로 성장해버린 누군가가 분명히 있을 수 있다. 이것을 군주와 리더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굉장히 억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 다시 한번 곱씹어보자. 그를 서류에서 통과시키고, 면접에서 선택한 눈과 손이 누구인지.


잠깐 언급한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넘어가야겠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고 있지만 그와 반대의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나만 알기엔 아까운 부분이 너무 많다. 세종대왕의 리더십은 지명창통진실수(知命修)의 총 7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1) 지(知)

세종대왕은 엄청난 학습량과 집현전 경연과 정례 회의를 통한 지식 축적과 소통을 통한 확장을 이뤘다.

 

(2) 명(命)

군주론과 가장 반대되는 소명 리더십으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 세종대왕 자신은 백성을 위하는 위민,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 백성이 근본이라는 민본을 실천한 왕으로 백성을 받드는 소명을 받은 사람으로서 생각했다.


(3) 창(創)

창조의 리더십으로 훈민정음과 더불어 다양한 발명품뿐 아니라 실용 서적까지 창 리더십의 결과물들이다.


(4) 통(通)

세종대왕은 왕의 권위에 빠져 오만과 독선을 행한 왕과는 다르게 <경청>의 자세로 수많은 신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고 함께 논의하여 기적적인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5) 진(進)

백성을 위하고 지식을 갖추었더라도 추진력이 없다면 아무 업적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필요한 것에 있어서는 고집스럽게 일을 추진해서라도 완성시키는 저돌적인 모습도 필요하다.


(6) 실(實)

세종대왕이 MBTI 테스트를 봤다면, T 유형(이성적)이 나오지 않았을까. 백성에게 실용적인지를 기준으로 일을 추진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7) 수(修)

마지막 세종대왕의 리더십은 자기 절제와 인내의 아이콘이라는 것이다. 앞 서 지식 함양뿐 아니라 마음 수양까지 완벽한 세종대왕의 리더십 덕분에 조선 최고의 왕이라는 찬사가 있지 않았을까.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대왕(한석규 분)을 보면 다소 입을 걸지만(?!) 백성을 위하는 일에 한치의 양보가 없는 모습이 진정한 리더의 자세가 아닐까. 리더는 악인이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리더는 악인이면 안된다'는 대답과 함께 리더는 그저 '리더'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리더는 악인도 선인도 아닌, 그냥 리더여야 한다. 그래야만 중도적 위치에서 객관적 진실을 토대로 균형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팀원이 어떻게 업무를 해야 할지 정확히 판단해서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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