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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영 Apr 01. 2022

조직원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성리설(性理說)에 입각한 조직 리딩법

인간의 성질을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성선설(性善說), 성악설(性惡說),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본성은 선악이 없는 백지상태로 시작한다는 성무선악설을 지지하는 편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천성'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하지만 후천적인 부모 교육과 환경에 따라 충분히 성장 또는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성'이라는 것이 단순히 선하고 악하다의 개념보다 구체적으로 질투가 많거나 숫기가 없는 성격의 발현이라고 하면 이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격이 총합이 결정되는 성인이 되었을 때, 한 인간이 선한가 악한가를 논할 수 있다는 것이 성무선악설을 지지하는 내 생각이다.



3가지 인성론에 대해 가볍게 설명하고 넘어가야겠다. 물론 교과과정에 있기 때문에 다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일 테지만, 새로이 이야기하고 싶은 성리설(性理說) 개념을 살펴보기 전에 내용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성선설(性善說)은 인간은 날 때부터 <덕성(德性)을 높일 수 있는 단서(端緖)를 천부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맹자의 인성설이다. 서양에서는 루소가 <자연이 만든 사물은 모두가 선하지만 일단 인위(人爲)를 거치면 악으로 변한다.>고 주장했다. 맹자와 루소 모두 인간은 태어날 때 '선'을 가지고 태어나며 환경에 의해 '악'해진다는 견해를 가졌다.

성악설(性惡說)은 반대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는 전제를 한다. 동양에서는 순자가 <인간의 성품은 악하다. 선한 것은 인위(人爲)다.>라고 했다. 기독교에서도 인간은 죄를 회개해야 하는 존재로 보는 원죄설이 있다. 원죄설의 관점에서 인간 본성을 악으로 규정한 것이다.

마지막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은 고자가 <인간의 본성이 선과 불선(不善)으로 나뉘어 있지 않은 것은 마치 물이 동서로 나뉘어 있지 않은 것과 같다.>라고 주장했다. 서양의 칸트도 <도덕상의 선악이 인간의 이성과 개인의 의지 이외의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앞 서 얘기했듯 부모의 입장에서 나는 성무성악설이 더 현실적으로 와닿을 뿐 아니라, 미래를 좀 더 진취적이고 긍정적으로 보기 위해서도 환경에 의해 변화할 수 있는 인간상을 견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인성론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인간이 이익을 추가하는 동기에 한해 어떠한 도덕적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3가지 인성론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했지만, 이는 인간 출생을 시작으로 한다. 인간이 태어나는 시점에 선한지 악한지를 논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직에서 만나는 조직원은 이미 태어나서 20년은 훌쩍 살아온 성인이다. 다시 말해서 성선설이든 성악설이든 성무선악설이든 무엇이 되었든 인성이 완성된 채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때문에 인간 본성에 대한 3가지 설이 적용되기 어렵다.

이제 등장하는 것이 성리설(性理說)이다. 인간의 본성은 이익을 추구한다는 이야기다. 중국 한비자가 대표적인 성리적 인물로 <인간이 이익을 추가하는 동기에 한해 어떠한 도덕적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고 했으며, 우리나라에는 조선 중기 정치가인 율곡 이이의 성리설이 그 맥을 함께 한다.



나를 포함한 조직 구성원은 기업과 '계약 관계'에 속하며, 자본주의 시대에서 각각의 '이해 당사자'로서 움직인다. 나조차도 가족 부양을 위한 자본을 목표로 일을 한다. 개인의 성취나 성장도 또한 이익의 한 요소가 되지만 우선순위가 있다. 성리설의 이익이라는 것은 쉽게 '돈'과 연관지을 수 있다. 기업에서 가장 쉽고 빠른 보편적 복지와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 '금전'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 외 개개인이 생각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인간은, 조직원은 행동한다.

개인의 욕구를 카테고라이징하여 조직 관리하는 방식에 대한 아티클을 썼다. 여기서 '욕구'라고 표현된 것이 지금 말하는 개인의 '이익'이다. 특히 자기표현이 뚜렷한 시대를 맞이하며 각각 조직 구성원들의 이익 존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방법론적인 부분은 위의 아티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조직 관리법의 근간이 되는 철학적 바탕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앞 서 말한 성리설을 근간으로 하는 이익 존중의 시대를 살고 있는 임원 그리고 관리자들이 과거의 시야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괘씸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겠다 싶지만, 이익 존중의 시대에서 개인의 이익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면 인력난에 따른 기업 존폐까지 논해질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을 경험했다.

나는 최근 기존 회사 팀원들과 이직했다. 이직한 팀원 면면히 원했던 바는 능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앞으로 회사의 뚜렷한 비전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되려 역행하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새로운 시작을 결정했다. 우리가 옳고 그른 것인지는 미래가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각 조직원의 이익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회사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물론 기존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일 정도로 위험한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을 바라지도 않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을 놓치는 순간부터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개인의 희생을 통한 국가 발전이 옳다고 믿던 시대였다. 따라서 개인의 목표는 물론 개인 자산 축적이겠지만 다음 순위는 개인보다는 기업과 국가의 발전이었다. 아니, 기업과 국가가 발전하면 개인도 성장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초고속 성장 시대에는 내가 다니는 기업이 나의 가치를 증명하였기 때문이다. '삼성맨'이라고 불리며 회사와 내가 동일시되었다.

IMF 외환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가 개인을 책임지지 못한다는 인식이 공고해졌다. 더불어 미디어의 발달은 2022년 n잡러라는 특수 직업인들을 양산하고 있다. 개인은 더 이상 기업과 연대 관계가 아닌 이해관계가 된 것이다. 기업의 성장이 개인의 성장과 무관한 상황이라면, 성리설에 입각한 인간은 이익이 따르는 쪽으로 결정하기 마련이다. 이를 두고 모두가 퇴사하는 시대, 대사직(The Great Resignation·大辭職)이라고 표현한다. 물론 모두 퇴사하는 극적인 시대는 오지 않겠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퇴사율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모든 기업의 퇴사가 급격하게 빨라지지는 않겠지만, 개인의 이익에 부합하지 못하는 회사만큼은 대사직이 현실화될 수 있다.



조직을 리딩함에 있어서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사람이다. 14명은 팀원을 이끌 당시를 회고하자면 단, 한 명도 비슷한 사람이 없었다. 성향과 목표 그리고 조직에 원하는 바가 모두 달랐다. 조직장으로서는 굉장히 난처한 상황인 셈이다. 누군가의 이익을 실현해주기 위해서는 누군가 희생해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당시 내가 노력하고자 했던 것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조직 규모를 줄이는 것. 규모가 커질수록 이해관계는 복잡해진다. 따라서 희생해야 하는 주체가 늘어나고 관리가 어려워진다. 조직원은 최소 셀 단위로 3명 그리고 팀 단위로 6명을 추천한다. 셀을 리딩 하는 셀장과 중간 실무 담당자 그리고 루키까지 3명 최소 단위이며, 팀은 그 셀을 최대 두 개 수준으로 조합한다. 팀장은 셀을 기준으로 이익 관계를 조율하며 관리 리소스를 맞출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업종과 업무에 따라 이 부분은 전혀 틀린 이야기일 수 있고, 마케팅 사무직을 영위하는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두 번째 조직 구성원의 업무를 분화시킨다. 다소 현실적인 벽이 생길 수 있는 문제이긴 하다. 다만 개별 업무가 나눠지게 되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팀에 기획자가 6명이라면 동일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업무 배분이나 특정 업무 선호에 따른 불만 제기가 생기기 쉽다. 하지만 팀에 3명의 기획자와 2명의 디자이너 그리고 1명의 개발자로 구성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각자의 업무 영역이 달라지므로 이익 충돌 가능성은 줄어든다. 앞 서 얘기한 바와 같이 현실적인 벽이라는 것은 기업 이익에 있어서는 후자의 팀 조직을 여럿 가지고 있으면 리소스 분배와 이익 구조 상 불리해질 수 있다. 이 또한 상황에 따른 변동이 크기 때문에 다소의 기업들이 조직을 해체, 재조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당시 내 노력은 끝을 맺지 못했다. 조직적 이유로 원하는 수준의 팀 조직 세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이직을 하면서 현재 원하는 수준의 조직을 구성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지금 정답은 아닐지언정 해답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조직적 안정감과 함께 팀 내 다양성을 활용하여 업무 처리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생각하지 못한 팀원 간의 업무 교류의 벽이 낮아지면서 개개인의 학습 폭이 확장되기도 했다. 내가 몰랐던 분야에 대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물론 영업자의 입장에서 매출을 위해 운영 제안 인력이 적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앞 서 말한 현실의 벽이다. 기획 인력이 더 있다면 새로운 제안을 통한 매출을 증대할 수 있지만 해당 조직에서는 매출의 한계성을 보인다. 나의 해결책은 빠른 속도와 개인 능력 배양을 통한 클라이언트 만족이다. 정성적인 만족도를 상승하여 락인시킨 후 리소스를 최소화한다. 여분의 리소스로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찾아 나선다. 여기서 말하는 리소스 최소화는 팀 내에서 클라이언트 맞춤 최적의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다. 루틴이 만들어지면 리소스는 가벼워진다. 그리고 3개월 간 만들어진 루틴으로 점차 매출 확보를 하고 있고 새로운 업무가 들어올 때마다 새로운 루틴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직원을 인간으로서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로 바라보고, 그들의 이익 관계에 초점을 맞춰 조직 세팅을 한 결과가 아직까지 꽤 만족스럽다. 여기에서 나아가 기업의 이익 도모가 개인 이익에 충분한 영향을 미친다는 팩트를 충분히 전달한다면 기업과 조직원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리라. 다시 한번 고대해본다.



참고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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