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준영 Apr 26. 2022

조직 이기주의가 기업을 망친다.

사일로 효과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출처 : 하루 1분 시사 상식
조직을 무너뜨리는 조직 이기주의 '사일로 효과'

사일로 효과란 곡식이나 사료를 저장하는 창고를 말하는 굴뚝 모양의 '사일로(Silo)'와 같이 조직이 다른 조직과 소통을 단절함으로써 나오는 부서 간 이기주의를 의미한다. 조직 구분은 업무 형태에 따라 조직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진행된다. 하지만 사일로 효과가 발현됨에 따라 조직 효율의 총합이 100% 이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되는 기이한 현상 중에 하나다. 조직 시너지 효과를 위해 구분을 지었더니 안에서 서로 싸우고 있는 셈이다.

아직은 조직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다고 말하기는 부족하긴 하다. 하지만 지금껏 겪어온 조직 생활을 비추어 볼 때, 어느 기업에서나 사일로 효과는 존재한다. 물론 100%는 아니겠지만 이익을 좇는 인간의 특성과 자본주의 조직의 목표 상 '나'와 '우리 조직'이 우선시 되기 쉽다. 10명 이하로 구성된 스타트업이 아니고서는 모든 조직 구성원이 '기업 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조직 개편에 있어서 큰 덩어리의 조직 구분 외 잘은 구분은 지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또는 큰 덩어리 조직 안에서 다시 조직을 세분화하는 경우에도 목표는 큰 조직에만 부여하는 것이 사일로 효과를 방지하고 서로 '협동'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조직 간 경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내 생각인 것이다.

조직이 커지게 되면 관리를 위하여 하위 조직을 만든다. 기업 안에서 업무 형태 별로 본부를 만들고 본부 안에서 관리 효율화를 위해 실을 만든다. 그리고 실 안에는 다시 팀이 만들어진다. 규모가 큰 경우 팀에서는 파트가 나눠질 수도 있다. 물론 회사마다 지칭하는 단어가 다르고 형태가 다르겠지만 하나의 기업에서 세분화되는 과정은 비슷할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최소 단위는 '팀'으로 한다. 일반적인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으나 파트부터는 조직이 세밀화되기 때문에 정량적 목표보다는 정성적 목표 또는 다음 조직장을 선출하기 위한 인큐베이팅 조직으로 본다. 그리고 아래부터 팀 단위에서의 벌어지는 사일로 효과와 그렇지 않았던 경험을 소개한다.


사일로 효과를 넘어선 협업 관계는 불가능한 걸까?

사일로 효과가 존재하지 않았던 경험을 소개한다. 우리 팀이 소속되었던 실에는 2개 팀이 존재했다. 각 팀에는 정량적 매출 목표가 잡혀있었으나 팀 특색이 꽤나 달랐다. 두 개 팀 모두 영업 베이스이기는 했지만, 한 팀에서는 A 제품을 판매해야 하고,  우리 팀에서는 B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것이다. 애초의 목표의 시작점부터 '경쟁'을 할 여지가 없었다. A와 B 제품의 서로 간 대체품도 아니며 서로 다른 상황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상품적 경쟁도 전혀 없었다. 나와 A팀 팀장은 경쟁은커녕 각자의 제품을 묶어서 판매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하여 고심했다. 각자 팀의 목표 달성이 전제되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서로의 이익도 충족시키고 실과 조직 전체의 매출 증진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 셈이다. 경험에 의해 앞 선 내 의견을 강화해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직 내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경쟁은 조직 이기주의를 만들어 조직 자체를 피폐하게 만드는 수단일 뿐이다. 때문에 팀 단위 조직 구성에 있어 앞 선 사례와 같이 공통의 목표(매출)을 두고 다른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구성하여 조직 내 불필요한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 생각해야 하는 점은 '공통의 목표'다. 단순히 팀 간 경쟁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팀 목표를 없애고 실 단위 목표를 두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지만 팀 단위 목표가 없는 경우 되려 조직원의 안일무사주의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목표는 갖되, 경쟁이 없는 조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각 팀 별로 정량적 목표는 두되, 그 결과 값이 상위 조직에 합산되는 공통의 목표를 두는 것이다. 앞 선 사례의 구조에서 팀 단위 목표 매출은 주어지되, 실제 인센티브는 본부 단위에서 매출 달성 여부에 따라 주어졌다. 다시 말해 각 팀에서 목표를 부단히 달성해서 100%를 모두가 채우면 다 함께 인센티브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팀에서 부족함이 있다면 공통의 목표를 위해 다른 팀에서 그만큼 해낼 수 있다. 2인 3각에서 한 명이 넘어지면 다 같이 넘어지기 때문에 빠르게 부축하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조직원 간의 신뢰 구축이다. 서로 믿지 못하면 누가 넘어진다한들 다 포기하고 나자빠질 수 있다. 아니 부축하고 결승선에 가까스로 들어온 들 서로 불신만 생겨 '탓'만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때문에 사일로 효과를 줄이기 위한 조직 형태를 구성함과 동시에 조직원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


친구보단 멀지만 직장 동료보다는 가까운.

관계라는 것이 굉장히 무형의 것이라서 어느 정도 수준이 적당한 선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앞 서 말한 신뢰라는 것이 그러한데, 조직 내에서 내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은 신뢰의 관계는 갖기 어려울뿐더러 필요도 없다. 우리가 사일로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친구보다는 멀지만 흔히 아는 공적인 관계보다는 가까운 수준의 신뢰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말로 표현하자니, 느낌적인 느낌을 충분히 전달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하나의 포인트를 잡아서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포인트는 얼마나 서로가 서로에 대한 '대화'를 하는가이다. 점심시간조차도 일 얘기뿐인 조직에서는 상대방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의 성향을 서로 파악하고 있는 조직에서는 이 쯤되면 이 행동을 할 텐데,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반응하겠지라는 기초적 지식을 바탕으로 행동하고 대화하기 때문에 업무적으로는 '덜' 대화하더라도 텔레파시처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상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직장으로서 그런 팀원과 함께 했을 때, 조직에서는 되려 내가 챙겨줄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 되어 버린 경험이 있다. 그 친구가 어떤 성향이며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고 면담을 통해서도 수확이 없다 보니 서로 답답한 상황에 처했다. 결국 어느 날 울며 속 이야기를 하는 중에,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그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사실 나로서는 그 마음을 알 턱이 없었지만 말이다.

다시 돌아가 조직원이 싫든 좋든 일정 수준의 대화를 통해 조금은 서로 사적으로 얽혀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관계가 깊어지는 것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관계의 무형을 고민하게 되지만 어쨌든 서로 간 웃고 떠들며 이야기하는 중에 신뢰가 꽃피울 수 있도록 우리 조직장 들은 조직을 좀 더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 필요에 의해서 점심시간을 조금 길게 하든지, 업무 중간에 티타임을 갖든지 말이다.

앞 서 신뢰를 구축하고 조직의 목표를 상위에 두는 것만이 사일로 효과를 방지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사일로 효과는 그럼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직장은 '낌새'를 차리기 위해서 자주 조직원과 소통하고 조직 간 긍정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우리는 하나라는 공통적인 목표 의식을 줄 수 있도록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이전 12화 안정적인 조직 변화를 위한 명분을 만들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