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국민템
출산일이 D-11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반골기질이 있어서 공식처럼 이야기되는 삶의 해결방식들을 선뜻 따르지 못할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사서 괜히 고생한것 같은 경험들도 많았고 괜히 지름길이 아닌 곳을 삥둘러 온것은 아닌지 나의 속도에 의문을 갖게된적들이 있긴하지만 선택한 것들에 대한 후회는 없었다.
실패를 하면 모든것을 배우고 성공을 하면 일부만 배울 수 있다는 말을 믿기 때문에 빠르게 실패하고 다시 회복하고 다시 실패하고 회복하는 방법에 더 끌리게된다.
아기를 처음키워보는 나는 아기의 성장발달과 생명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것들이 아니라면
조바심을 내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내가 겪는 시행착오들에 대해서 아기와 나를 알아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예를 들어 동그란 모양의 딸랑이가 국민템이라고 하여도 공룡모양의 딸랑이를 더 좋아하는 아이라면
공룡모양의 딸랑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잘 파악해서 손에 쥐어주고 싶다.
이게 더 어렵고 큰 욕심일 수 있다. 말도 못하는 신생아의 마음을 과연 내가 파악 할 수 있을까?
출산 11일전이다.
감사하게도 주변에 겨우 돌지난 아기를 키우는 지인이 있어서 신생아 물건들을 물려받을 수 있었다.
물려받은 것들 중에 빨아야하는 것들을 빨래하고 널고 먼지를 털고 건조시키는 일로도 하루 하루가 아직도 바쁘다.
난 내가 모유수유를 하게될지 분유수유를 하게될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나의 모유 상황을 미리 알수가 없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이 안되기 때문이다. 아기가 모유를 잘 빨아들이는 힘이 있는 아이일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떄문이다.
이런식으로 아직 아기의 성향을 내가 알수가 없고 성장에 크게 영향을 주는 물건이 아닌것같아 국민템들을 많이 구매하지 않았다. 이런 나를 보며 불안해하는 주변 지인들이 서둘러서 이것저것 선물로 또는 나눔으로 물려주는 것들이 점점 쌓이다보니 스팀 소독기가 좋은지 UV소독기가 좋은지 고민이 되다가도 선물해준다는 사람의 의견대로 따라가게된다.
스팀으로 키우든 UV로 키우든 아이의 성장발달에는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국민템이라는 여러가지 물건들 중에 우리집에는 아직 분유포트도 없고 그럴싸한 가습기도 공기청정기도 없다.
휴대용 가습기 작은 것과 오래된 제습+공기청정기능을 가진 10년된 기기있다.
가습효과는 빨래나 젖은 수건을 내부에 널어두는 것으로도 습도를 충분히 유지 할 수 있다고 하여 온습계로 체크하며 조절해볼 생각이고
공기청정기는 신혼때 선물받은 10년된 제습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를 얼마전 필터를 새롭게 갈고 내부를 청소했기 때문에 그대로 쓸 생각이다.
아기가 태어나고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콧물을 내내 흘린다면 그때가서 더 좋은 요즘 국민템이라고 하는 가습기나 공기청정기를 구매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내가 더 신경이 쓰이고 긴장되는 부분은 아직 우리집에 없는 국민템들이 아니라
나와 남편의 정신과 몸 상태이다.
나는 아이를 사랑으로 키울 준비가 되었는가?
아이가 어떤 성향으로 태어나든 상관없이 그것을 온전히 소화할 마음의 그릇이 되는가?
아이의 마음과 컨디션 상태를 읽어 줄 수 있는 공감능력과 통찰력이 나에게 길러져있는가?
육아를 힘들어하지 않을 만큼의 체력이 준비되었는가?
출산 당일까지 건강하게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는가?
뱃속에서 지금도 꼬물거리는 뱃속아기를
다다음주에 내 품으로 안았을때 이 아이의 세상은 어떻게 펼쳐질까? 받아들여질까?
나는 어떤 사랑과 안정감을 줄 수 있을까?
행복한 긴장감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건강하게 만나자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