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39
벽돌시리즈 백삼십 구 번째
노래를 틀며 노트북을 하는 것이 어느새 일상이다. 요즘 유튜브엔 엄청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접할 수 있고 유튜브 뮤직으로도 들을 수 있어서 편하게 사용은 하고 있다(이 와중에 요금 인상은 덤!). 유튜브 뮤직에 뜨는 알고리즘 추천을 보노라면 나의 편협한 음악 취향이 반영되어 있다. 재즈나 옛날 트로트(?), 신나는 노래, 팝송등이 있다. "요즘 노래 아는 거 있어요?", "뉴진스 알아요? 찰리 푸스 알아요?" 누군가 질문한다면 "예?" 머리 위에는 선명한 물음표가 뜰 것이다.
노래 하나가 꽂히면 진절머리가 날 때까지 몇 시간이고 반복재생하며 듣는 스타일이다. 계속 들으면 음은 아는데 가사는 여전히 모른다. 그런데 음이 좋아서 계속 듣는다. 부모님이랑 같이 지내다 보니 가족여행을 자주 가는 특성상 효자노릇 하겠다고 운전대를 잡은 나는 트로트를 틀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혼자 있을 때조차 트로트를 틀기 시작했다. 충격적인 건 하도 들어서 이제는 트로트가 추천에 뜨는 건 당연하다는 점이다.
나훈아, 설운도 노래가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너무 명곡들이기에 들으면 신이 난다. "나침반", "마음이 울적해서", "돌아 돌아올 거야" 기타 등등 기존에 익히 알려진 곡도 있지만 숨겨진 명곡을 듣노라면 어느새 흥얼흥얼 거린다. 모임에서 가끔 노래방을 가게 되면 일부러 신나게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의식 같은 고충이 있다.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만 부르고 추우욱 처진 노래만 부르다 보면, 또 불러도 누구나 다 아는 노래를 부르면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끔은 초대가수 느낌으로 반짝이 옷만 안 입었지 신나게 트로트를 불러젖히는 데 신나하는 멤버도 있겠지만 넥타이를 머리에 묶은, 황홀경에 빠진 부장님을 보는 듯할 것이다. 재미난 건 나 빼고 다 술을 마셨다는 점이다. 나는 콜라만 마시며 술자리에 있다가도 노래방가서는 술 마신 멤버들보다 더 높은 텐션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유는 한 가지다. 신나야 재미있으니까, 누가 노래를 부를 때 띄워놓고 리액션 해줘야 사는 맛이 나니까.
몇몇 눈치 없는 사람들은 남들 노래 부를 때 노래방 리모컨 붙잡고 자기 할 노래만 검색하고 신경 안 쓰는 경우도 있다. 정작 자기 부를 때는 호응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노래방에서도 미묘한 인간관계의 모습과 처세를 볼 수 있다. 여하튼 다시 돌아와서, 부르는 노래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이제는 뭐 불러야 할지 고민할 때도 많다. 너무 음악 편식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라디오를 진행하니 매 회마다 노래를 선곡해서 틀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러다간 내 노래 목록 다 고갈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여러 음악을 들어봐야겠다. 개인적으론 힙합은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노래 중에 간간히 양념 치듯 하는 건 상관없지만 말이다. 어쩌다 국내 노래는 사랑타령만 하길래 팝송 노래를 자주 들었었는데 우연찮게 보사노바를 들었는데 아주 신이 나서 그것만 하루종일 틀어놓기도 했다.
아델이나 마룬파이브 노래를 많이 들었던 것 같고 간간이 OST도 찾아서 들었지만 여전히 얕았던 게 문제다. 다음 회차를 녹음할 때는 별로 많이 안 들었던 노래도 틀어야 하니 음악을 찾다가 좋은 노래 있으면 목록으로 저장해 놔야겠다. 노래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편식은 여전해서 머리로는 다른 걸 경험해 보자 하지만 이 역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그동안의 경로 의존성은 내려놓고 내키지 않지만 로맨스 영화를 보는 것도 하루를 윤택하게 보내는 방법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