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46
벽돌시리즈 백사십 육 번째
사실 내겐 은밀한 취미가 있다. 멤버들이 나를 가끔 농담 삼아 독재자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국가 혹은 조직 그리고 단체가 돌아가는 어른들의 사정이라고 부를 만한 메커니즘은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독재자들 그리고 사이비종교에 대한 교리나 시스템을 가끔 살펴보는 것을 좋아한다. 주로 책을 통해 접하거나 검색을 하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내막을 보고자 하는 것 같다.
몇 년 전에 <독재자의 핸드북>이란 책을 읽고 스스로 마음속으로 감탄을 했던 것 같다. "이 인간들이 보통 잔머리가 있던 게 아니구나". 우리는 단순히 독재자 하면 히틀러, 김일성 등으로 떠올리는 흔하디 흔한 독재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폭정을 하고 사람들 목숨은 껌값으로 생각하는 그들을 보며 분노하며 단 한 사람에게 몰빵한 권력에 대한 환상 또한 가지고 있다. 국가의 모든 권력이 단 한 사람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찬란한가!
하지만 독재자는 나름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리고 권력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자기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도 해서 누군가를 없애야 하는 필연적인 과정을 거친다. 독재자의 원칙 중 가장 핵심은 핵심집단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운명공동체를 만들어야 독재자는 생존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단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그런 그림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셈이다.
자기에게 충성하고 자기의 나와바리(?)를 지켜줄 사람들이 없으면 독재자는 권력의 왕좌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책에서 서술된 악마 같은 독재자들이 몇십 년간 왕좌를 유지하거나 죽을 때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건 그 옆에 있던 핵심집단의 존재여부였고 독재자는 이 원칙들을 아주 충실히 그 누구보다도 철저히 유지하고 혈안이 되어 지키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핵심집단은 국가마다 단체마다 다르다. 대부분의 독재국가에선 원초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군부를 자기 손아귀에 단단히 쥐고 있는 동시에 돈의 원천을 쥐고 있었다. 종교단체는 신으로 만들어주고 포장해 주는 광신적인 간부들이 주를 이룬다. 핵심집단이 권력유지의 핵심이라고 하지만 재미난 건 이들이 입이 많아질수록 독재자는 신경 쓸게 많아지고 먹여 살릴 입들 또한 많아지기 때문에 핵심집단 "존재"가 중요하지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즉 각 국의 권력과 밀접한 계층이나 인물들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 주머니에서 나갈 돈도 적어지고 더더욱 밀접해지니까 상대적으로 통치하기가 쉬워진다. 이 말은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여기서 민주주의 국가는 권력에 다가갈 수 있는 인원이 투표라는 방법으로 누구나 참여가 가능해서 어떻게 보면 아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독재국가는 모두 알다시피 투표를 진행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형식적이거나 부정선거를 통해 명분만 얻어 민심을 억제하려고 하며 실질적으로는 내부 회의 과정을 통해 국가의 앞날 그리고 자기들 뱃속으로 들어갈 이익을 계산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후세인의 통치 방식인데 이라크전쟁이 말들이 많지만 어찌 됐든 후세인도 독재자고 자살골로 몰아넣은 행동을 많이 해서 죽어도 싼 인물이긴 하다.
의회에서 발언하던 도중 어떤 국회의원이 쪽지를 적어 상대 국회의원에게 전해주는 것을 본 후세인은 쪽지를 쓴 의원을 그 자리에서 바로 총으로 사살시키는 끔찍한 행위를 저지르고도 공포분위기에서 박수갈채만 쏟아졌던 스토리도 있다. 다만 그의 통치는 내부적으론 화려한 골들을 많이 찼던 것 같다. 그는 이라크 정보부장에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이라크 내에 소수 기독교인 출신이었던 인물을 깜짝 인사로 발탁시킨다. 이유가 무엇이었겠는가? 그것도 가장 핵심적인 정보부(CIA나 국정원과 같은 국내외 이라크 관련 정보를 후세인에게 알려준다)의 자릴 말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슬람교도 혹은 지역유지들 같은 경우에 자릴 앉히면 입이 많아짐과 동시에 자기 나름대로의 후세인의 약점까지도 쥘 수 있기에 후세인이 없으면 못 사는 기생충 같은 존재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철저히 자기 아래로 복속시키고자 이라크 내에 비주류였던 기독교인 출신을 앉혀서 그가 나중에 쿠데타에 동조하거나 후세인을 뛰어넘을 기회가 있더라도 소수계층의 인물은 그 특성상 권력 확대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아주 영리한 인선이었던 셈이다.
글을 쓰고 보니 내 취미가 맞긴 맞는 것 같다. 정신없이 글을 쓰고 보니 길어져서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