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텐조 Oct 29. 2024

심란 허다 그런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38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삼십 팔 번째



마음이 심란하다. 계절의 탓인지 아니면 환경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 마음의 탓인지 모르겠다. 심란한 글을 쓰면 얼마 없는 독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야기하기가 꺼려진다. 어쩌면 그래서 SNS가 낙관과 허세로 도배된 것도 나와 타인의 안 좋은 감정들은 애써 부정하고 그 누구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게시물이나 콘텐츠는 결국 인기가 없기 때문일 수 있다.



뭐 가끔은 사기가 바닥 치는 날이 있을 수 있다. 없다고 여기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겠지. 되는 일 하나 없거나 혹은 내가 하는 계획들이 생각보다 저조한 결과가 이어지면 기분은 뚝 떨어진다. 누구나 이런 늪에 빠진다. 얼마 안 가 빠져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헤어 나오기 힘든 경우도 많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인생 살기에서 연약한 존재의 몸부림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솔직한 감정에서 올라온 넋두리는 누군가를 질리게 한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못하는 경우 생긴다. 끙끙 앓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사람들이 내 맘을 몰라준다 생각하고 알아서 결론을 내리고 들어가 버린다. 참 안타까운 사이클인데,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런 사이클을 겪노라면 분명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내게 떠올랐다.


예방차원의 준비는 열심히 할 수도 혹은 대충 할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위기나 차질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다들 능력을 키우거나 심적인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부분이 구멍이 많다는 것. 내가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해도 어떻게든 뚫리는 것 같다. 그래서 완벽한 예방이란 없고 완벽한 준비란 없다는 것. 이는 준비한다고 혹은 노력한다고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위기상황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누군가가 떠나거나 관계적 트러블이 있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고 나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란 법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예방적 차원에서의 대처는 분명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 일단 사람은 멘붕 하기 마련이고 상당히 침체하게 된다. 그리고 위의 사이클을 타는 것이 자연스러워진다.


그런데, 최근에서야 생각해 보니 "회복탄력성"이란 개념이 내게 와닿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기인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위기 상황은 벌어진다. 당신이 요구치와 조건치를 높게 달아놓든 작게 달아놓든 위기는 구렁이 담 넘어오듯 들어온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추스르고 어떻게 다시 일어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즉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심지어 악화되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 당신을 추스를 절대조건 그리고 마인드를 바로잡아야 하는 존재적 과업을 부여받게 되었다. 가끔은 그런 상황 자체를 심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속절없이 밀어 닥치면 그는 손을 아예 놓아버리고 체념에 빠져버린다. 그러나 다른 것은 몰라도 당신 자신은 바로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희망과 기회는 당신으로부터 다시 살아나고 만들어 낼 수 있다.


결국 나로부터 천국과 지옥을 만들어낸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이전 12화 실속 없는 이름 값?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