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605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오 번째
현대 비대칭 전력의 마스코트는 핵무기로 잘 알려져 있다. 비대칭 전력이란 재래식 전력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재래식 전력은 일반적인 무기들과 병과들을 말하며 이들은 적과의 교전에서 어떤 조건이든 상관없이 일방적인 피해를 강요할 수는 없다. 반면 비대칭 전력은 하나만 소유하고 있어도 방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일방적인 피해와 기존 전력을 뛰어넘는 걷잡을 수 없는 인명피해를 초래하는 무기 체계를 말한다. 그럼 아주 먼 옛날에 그에 필적하는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던 무기가 무엇이 있었을까?
"기마궁수"들이다. 생각보다 실망했다면 더 알아보도록 하자. 근대 전 총이 보급화 되고 집단 사격이 보편화될 때까지 기마궁수들은 압도적인 위력을 선사했다. 세계사를 살펴보면 서양이든 동양이든 유목민족에게 털린 경험이 한 둘이 아니며 중국에서는 왕조가 여러 번 바뀌고 서양에서는 막대한 공물을 여러 번 바쳐야 했고, 끝판왕인 몽골이 쳐들어 오면서 인류 지식의 보고인 지혜의 집(왕립도서관) 소유자였던 아바스제국도 절단나고 중근동에서 키이우까지 박살이 났다.
기마궁수들의 특징을 단순히 나누면 말과 궁수다. 지금도 말을 키우고 훈련시키기 힘든 건 자명한데 그때 당시에는 거의 본능적으로 혹은 생존을 위해서 말을 끌고 다니고 타고 다녔다. 어릴 적부터 전방 몇 킬로 미터는 아무것도 없는 초원뿐인 유목민족들은 여기저기 이동하는 데 말은 인생의 동반자나 다름없었다. 궁수는 생각보다 활을 쏘고 익숙해지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침략에 시달리던 조선은 전 국민 궁수화를 시행했고, 이는 실시간으로 쳐들어오는 적을 막아내려면 궁수들을 훈련시켜야 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준비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활을 잘 다루는 데가, 말까지 익숙하게 타야 한다면 정주문명에서 이런 인력들을 만들어내기엔 상당한 자원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유목민족들은 걸음마를 떼자마자 말과 친해지고 익숙해지는 한편, 돌아다니며 사냥감을 잡기 위해 저절로 활에 대한 숙련도도 함께 상승해 인간병기들이 탄생한 것이다.
달리면서 활을 쏘는 게 뭐가 대수냐 묻는다면? 적군 보병이 방패를 들며 달려오는 기마궁수들의 활을 막아내고 있다고 해보자. 하지만 방패가 온몸으로 감싸져 있는 것도 아니고 기동성을 활용하여 정면에서 쏴줄 필요도 없거니와 우회에서 뒤쪽이나 측면에서 계속 쏴대면 적군은 미칠 지경이 되는 것이다. 잡으려고 쫓아가도 쏘고 튀는 와중에(?) 가뜩이나 화살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신경 쓰느라 바빠죽겠는데, 반대편에서 창을 꼬나쥐고 달려오는 아군 기병과 보병들이 돌격해 온다면... 바로 몽골제국 탄생 직전을 보는 것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