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Forward 프로젝트 1차 회고
이번주에 Step Forward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이번주 내내 주변의 지지와 응원을 모으는 시간을 보냈다. 가족과 지인들은 물론, 스레드에서 생판 모르는 남들의 지지와 응원도 받았다.
완치 판정을 받고 난 이제서야 타인들의 암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나서게 되었는데, 나보다 먼저 이 고민을 하고 이미 실행을 하고 있는 스레드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암뮤니티라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는 그와는 화상 미팅을 했는데 1시간이 순식간일 정도로 같이 이야기 나누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그는 본인이 추적 관찰 중인 림프종 환자였는데도 불구하고 열정적이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었다. 이미 암 환우 일자리 소개 서비스를 베타 서비스로 하면서 암 환우들에게 이미 도움을 주고 있었고 거기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었다.
나는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 반해, 그는 실질적인 취업 알선에서 일단 여러가지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우리 둘의 일은 이어지는 일이었고 함께 도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우선 둘 다 초기 실험 상태이기에, 각자 생각하는 여러 실험과 시도를 해보고 따로, 함께 하는 일을 만들어 가기로 하면서 매월 정기적으로 교류하기로 했다.
각자 서비스 기획자, 앱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콘텐츠 에디터 등으로 일하고 있는 후배들은 내가 만드려고 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일과 필요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 홍보를 하는 것 등을 도와 주기로 했다. 특히 앱을 만드는 것에 도움을 주기로 한 후배들은 매주 화상 미팅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기 주변에 있는 암 환자와 암 환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 등을 하는 것도 도와주기로 했다.
사업을 하는 친구와 지인들은 내가 모은 커뮤니티의 암 환자나 그 가족들을 채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주변에 다른 사업가들에게도 나를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아직은 형체가 없기에, 지금은 응원과 지지만 해주고, 내가 '됐다'고 할 때는 바로 함께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 모두 공통적으로 나에게 건낸 이야기는 '이런 멋진 일에 동참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 있을 수가! 도움을 구한 건 난데, 감사를 듣는 것이 나라니...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들 품 안에서 삶을 살고 있는지...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암 생존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Step Forward 프로젝트를 끝까지 해나가려고 한다. 이 일은 끝까지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암에 걸리고 10년 후, 완치 판정을 받고 나서 나에게 가장 강렬했던 감정은 감사함과 억울함이었다. 잘 나아서 완치가 되었다는 감사함과 그 오랜 기간을 함께 암과 싸워준 가족들, 나를 무너지지 않게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친구들과 지인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기쁨과 동시에, 어차피 나을 거 왜 내가 이렇게 고생을 했나 하는 억울함이 기쁨만큼 몰려왔다.
그 억울함은 오히려 나에게 Step Forward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누군가 이 일을 해야
하는데 내가 나서야 했기 때문에, 내가 암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었다고 말이다. 그래서 내가 10여년을 암과 싸워야했고 결국 완치가 된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암 생존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Step Forward 프로젝트를 끝까지 해나가려고 한다.
앞으로 매주 Step Forward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한 일들을 회고하고 기록하고, 다음주의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다음주에는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사회적 기업들과 많이 아시는 언니를 만나서 의견을 구하려고 한다. 그리고 앱 서비스 방향을 고민하고, BM에 대한 고민도 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암 환자나 그 가족들은 비용 부담이 없게 하면서, 그들이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도 취하게 하면서, 이 서비스를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려고 한다. 아마 이 부분은 3월까지는 고민을 해야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 같다.
정부나 기업이 이 서비스가 운영되게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해야 할 거라고는 생각하는데, 단순히 후원이 아니라 정부나 기업도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그런 형태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고민이 많다. 일단 그걸 떠나 당장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초기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를 고민하는게 1순위지만!
스레드를 통해서 내 이야기를 알리고 이 프로젝트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자 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 서비스에 암 환자 및 그 가족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할지 설문조사도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브런치에 암 투병과 회복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고민과 궁금증을 해소하는 이야기를 연재하려고 한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그것에 대한 암 환자, 암 환자 가족, 간병을 위해 일을 쉰 가족, 암 환자 지인 등 각각의 입장에서 질문과 답변을 정리하여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심도있게, 많은 고민을 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해낼 수 있도록' 끈기있게 해나가야지! 앞으로 우리 독자님들도 응원하고 지켜봐주시길 그리고 때가 오면 함께 해주시길! 간절히 바라옵고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