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텐셜 Aug 13. 2021

5. 밥먹다 생각 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커가는 과정2

온라인 가드닝 서비스

Intro


파랑새 프로젝트는 회사를 수 차례 창업해보고 말아먹어본 30대 청년이 '창업이 행복한 삶의 한 선택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람들을 선발해 창업을 도와주는 재능기부 프로젝트(2020년 1월 ~ 9월) 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저를 창업의 세계로 인도해준 M 형에게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빌어 제게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선물해준 M 형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목차 -

1.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

2.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3. P군과의 첫 만남

4. 밥먹다 생각 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커가는 과정 1편

5. 밥먹다 생각 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커가는 과정 2편





* 2편으로 나뉘어 작성된 글입니다. 먼저 1편을 읽고 와주세요.



*온라인 가드닝 서비스 : 일본의 원격 인형뽑기에서 착안해 웹으로 소규모의 땅을 임대하고 그 곳에서 원하는 작물을 키운 후 배송받는 서비스. 


원격 가드닝? 온라인 가드닝? 아바타 가드닝? 뭐 무엇이라고 불리든 상관없다. 소비자로서 P군에게 들은온라인 가드닝 서비스를 평가하자면 일단 '말은 된다' 라는 정도였다. 나도 집에서 화분 2개를 키우고 있지만, 잘 자라면 너무 잘 자라서 초보자 입장에선 어쩔 줄 몰라 걱정이고, 죽으면 죽은 대로 처치곤란이라 걱정이었다. 꽃집에서 바로 꽃을 사는 것과 집에서 화분을 기르는 것 중간 어디 쯤의 서비스 였다. 일단 과연 이 서비스가 실제로 해볼만한 서비스 인 지 깊게 들어가 보기로 했다.




1) 전화 인터뷰 -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돈 주고 사용할 것인가?





 p군의 주변 지인들에게 전화나 카톡으로 이 서비스를 설명하고 의견을 물어봤다. 당신은 이 서비스를 사용할 것입니까?




결과는 생각보다 참혹했다. '재미는 있겠지만 구매는 안 할 것 같다' 라는 의견이 대다수 였다. 일단 기본적으로 식물을 키우는 것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없었다.  또한 가드닝 시장은 사람들 간에 관심도 격차가 매우 큰 시장이었다. 관심이 없는 사람은 아예 없고 관심이 있는 사람은 준 전문가 급으로 식물 키우기에 몰두 했다. 관심이 많던 사람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 키울 것이고,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P군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에 돈을 지불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소비자로부터의 평가는 거의 좌절 수준이었다.



2) 전화 인터뷰 - 화훼 농장은 우리들과 함께 이 서비스를 하려고 할까?






P군은 현재 꽃 키우기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다. 따라서 이 서비스를 돌리려면 화훼농장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네이버에 검색해서 나오는 근처 농장에 전화를 돌려 업계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역시 참혹했다. 대부분의 화훼 농장은 전화로 걸려오는 형식의 제휴 제안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관심이 없으셨고, 무엇보다 그분들에게 P군과 함께 할만한 메리트나 신뢰의 근거가 전혀 없었다. 결론은 역시 아무도 p군과 함께 이 온라인 가드닝 서비스를 하고 싶어하지 않으셨다.



3) 결론 -  소비자, 공급자 양 측에서 크게 달가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라고 했으면 우리는 약 3개월의 기간동안 지금처럼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창업을 아직 해보지 못한 분들은 특히 이 챕터에 대해서 집중했으면 한다. 창업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일 수록 아이디어 그 자체에 맹목적으로 매달린다. 완벽한 창업 아이디어, 누구에게 말해도 '대박'이라고 평가 받는 아이템, 모든 계획이 완벽하게 짜여져 있는 실행 플랜 등. 그러다 보니 빠르게 마음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실행하지 못한다. 왜냐? 세상에 그런 아이디어는 없으니까. 그리고 있다하더라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생각해 내기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내가 지금까지 창업한 세 곳의 회사 중에서 그 어느 곳도 아이디어가 대박이라 칭송을 받으면서 시작했던 서비스는 없었다. 오히려 평가가 매우 박했다. '그걸 사람들이 쓴다고?', '시장이 너무 작지 않아?', '그걸로 창업해서 먹고 산다고?' 는 실제로 내가 인터뷰를 하면서 주구장창 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특정 아이디어가 왜 안될 수 밖에 없는 지 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를 좋아한다. 이유는 첫째, 본인들은 창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들이 아무런 실행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이 필요하다. 둘째, 틀리기 싫은 욕구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업은 실패로 돌아가기 때문에, 실패에 베팅을 하는 것이 확률이 높다. 그러고는 그들은 말할 것이다. '그것봐 내가 뭐랬어. 내가 안 될거라 했지?'


내가 파랑새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두 가지 사실이 있다. 첫번째, 실천의 중요성 즉 몸소 해보는 것의 중요성과 함께 오늘 처음으로 공개하는 두 번째 사실(진실)이다.



늘 방법은 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배팅해  창업을 마음 먹었다면, 여러분들의 능력선에서 최선의 사업 아이디어를 짜내려고 할 것이다. '우리집 바둑(반려견)이의  똥을 팔아보는 것은 어떨까?' 처럼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는 않을 것이란 말이다. 다들 적어도 말이 되는 아이디어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적어도 당신 같은 누군가는 당신의 아이디어를 좋아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생각에 반하는 의견과 데이터들이 나올 때마다 당신은 이 아이디어를 밀고 나가도 될 지 망설이게 될 것이다. 소비자와 공급자로부터 모두 거절당한 위의  P군처럼 말이다. 이 상황에서 창업자들이 보이는 반응은 일반적으로 둘로 나뉜다.



이 아이디어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어. 시작하지 말자




or




내가 무엇을 잘 못 한거지?, 고객에게 왜 좋은 반응이 없었던 거지?
어떻게 하면 해결 할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파랑새 프로젝트의 일원들이 후자와 같은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창업자의 가장 중요한 두 번째 덕목은 돌파다. 앞으로 여러분은 무수한 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창업 시작의 벽, 서비스 런칭의 벽, 첫 유료 결제자의 벽, 월 순수익 300만원의 벽, 천만원의 벽 등. 이 때마다 내 아이디어는 원래 좋지 않은 아이디어 였어. 원래 작은 시장이라 이정도까지가 성장 한계야. 라고 말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다음 단계로 돌파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창업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의 1차적 목표가 유니콘과 같은 거창한 꿈이 아니다. 단지 사업으로 밥벌이 해보기 정도이기 때문에 '돌파' 전략은 더욱 유효하다. 경험상 월 순수익 300만원, 천만원 정도의 레벨은 별로인 아이디어더라도 돌파로 해결 가능하다. 당신의 아이디어는 틀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내(창업가)가 능력이 부족해 그 방법을 아직 찾지 못 한 것 뿐이다. 


나는 P군에게 이 중요한 돌파의 중요성  "늘 방법은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P군에게 말했다. 아직은 이해가 되질 않겠지만 이 아이디어를  좀 더 깊게 파보자고. P군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고. P군이 맞이한 벽 앞에서 돌파를 해보기로 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P군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여러분도 함께 스스로 다른 질문을 던져 보면 좋을 것 같다.


<소비자>

1. 전화 인터뷰에서 유저들이 우리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2. 구체적인 가격을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3. 우리가 인터뷰한 대상이 우리의 타겟이 아니었다면?


<공급자>

1. 전화 인터뷰라는 형식이 잘 못 되었을 가능성은?

2. 어짜피 한 곳만 뚫으면 되니 더 많은 영업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3. 이 공급자가 꼭 필요한 것인가? 내가 직접하면 어떤가?


P군이 어떻게 돌파해냈는 지는 3편에 작성하도록 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4. 밥먹다 생각 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커가는 과정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