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말 농장
Intro
파랑새 프로젝트는 회사를 수 차례 창업해보고 말아먹어본 30대 청년이 '창업이 행복한 삶의 한 선택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람들을 선발해 창업을 도와주는 재능기부 프로젝트(2020년 1월 ~ 9월) 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저를 창업의 세계로 인도해준 M 형에게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빌어 제게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선물해준 M 형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목차 -
4. 밥먹다 생각 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커가는 과정 1편
5. 밥먹다 생각 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커가는 과정 2편
6. 밥먹다 생각 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커가는 과정 3편
* 3편으로 나뉘어 작성된 글입니다. 먼저 1편을 읽고 와주세요.
<소비자>
1. 구체적인 가격을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2. 전화 인터뷰에서 유저들이 우리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3. 우리가 인터뷰한 대상이 우리의 타겟이 아니었다면?
먼저 이전 편에서 던졌던 소비자 측 질문들을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가 주변 지인들에게 이 서비스를 설명했을 때 평가가 인색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우선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구체적인 가격이 제시되지 않아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을 가능성, 둘째 P군이 전화로 설명한 서비스의 모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 셋째 우리들의 지인은 원래 식물 키우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일 가능성. P군과 나는 세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 부분들을 하나씩 개선해보기로 했다.
먼저 첫번째, 이 서비스의 구체적인 가격을 산정해보기로 했다.
* 구체적인 가격 산정과정은 이후 포스팅에서 밝히도록 하겠다. 지금 밝히면 공급자(화훼농장)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 지를 지금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스포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테스트 상품으로 정한 테디베어 해바라기를 예로 들어보자. P군의 서비스을 3달 이용할 경우 월 1만원씩 총 3만원이 책정되는데, 3달 되는 기간 동안 위 사진에 보이는 테디베어 해바라기를 대략 10송이 정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수확량은 오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럼 유저들은 한 송이 당 3천원의 가격으로 테디베어 해바라기를 총 10송이 얻을 수 있다. (테디베어 해바라기의 꽃집 소매 가격은 한 송이에 6천원이라고 한다.) 테디베어 성장과정을 성장 일지로 받는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는 덤이다. 가격 책정만 대략적으로 진행해보았는데도 서비스의 모습이 조금 더 개선 되었다.
둘째, 셋째의 이유들은 동시에 해결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서비스를 설명할 때 유저가 이해한 모습이 모두 동일해야 한다. 또한 우리의 지인이 아닌 꽃키우기에 원래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에게 우리가 하려는 서비스를 노출시키고 의견을 물어봐야 했다. 그래서 P군과 나는 이 서비스의 랜딩페이지를 제작해보기로 했다.
랜딩페이지 란?
위 와 같은 한 장 짜리 페이지 사이트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랜딩페이지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 단순한 형태로 본인의 서비스를 소개하는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아래의 이미지 처럼 간단한 이메일 입력창만 만들어 놓으면, 초기 유저 확보와 이 서비스의 가능성을 판단할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군이 그동안 갈고 닦은 개발실력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참고로 P군은 개발 경험이 없는 현직 디자이너며 나와 개발을 공부한 지 약 1달도 안 된 시점 이었다.
개발 부터 배포 까지 P군 스스로 하루가 채 안되는 시간에 랜딩페이지 제작을 마쳤다. 간혹 SNS에 광고 중인 랜딩페이지 제작 강의들을 본적이 있다. 보통 제작 강의를 2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를 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 가격은 비싸다고 생각한다. 사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조금 집요한 사람이라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무료 강의 만으로도 혼자 개발이 가능하니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윅스 같은 이미 있는 업체를 통해서 쓰면 더 쉽다. 사업 준비 중인 분들은 특히 꼭 배워두자.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완성된 랜딩페이지로 유저 조사를 다시 시작했다.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던 지인들에게도 랜딩페이지를 보여준 후 다시 한번 의견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이 서비스에 박한 평가를 줬던 지인들이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신기한 현상이 었다. 가격도 괜찮고 한번 해보고 싶다. 라는 의견으로 변화 했다. P군의 아이디어에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던 내 와이프도 랜딩페이지를 보고 나서 의견이 바뀌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러나 지인들의 의견만으로는 아직 부족했다.
우리는 지인이 아닌 외부인들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고자 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이미지를 제작해 인스타그램 광고를 하루 8천원 예산으로 집행했다. 클릭하면 우리가 만든 랜딩페이지로 들어오도록.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래에 얼리버드 코드를 신청하는 지를 기준으로 이 서비스의 가능성을 평가하도록 했다.
우리의 목표는 1주일에 10명이었다.
물론 얼리버드 신청자가 실제 구매자가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그럼에도 얼리버드 신청자는 이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줄 지표임이 분명했다. 만약 일주일에 10명 이상이 얼리버드 코드를 신청한다면 P군은 진지하게 사업화를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인스타그램 광고 집행을 시작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하룻밤 사이에 5명이 얼리버드를 신청했다. P군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작은 성과를 맛보던 날이었다. 창업에는 첫 얼리버드, 첫 유저, 첫 결제 처럼 창업가에게 짜릿함을 선물해주는 멋진 순간들이 있는데, P군이 이 경험을 맛 볼 수 있어 참 뿌듯하다. 랜딩페이지 테스트 결과 약 250명이 랜딩페이지에 접속해 총 35명, 14%의 비율로 얼리버드 코드를 신청했다. 이 데이터는 지인들이 아닌 외부자로부터 순수하게 서비스의 경쟁력 만으로 받은 데이터라 더욱 값어치가 있었다.
P군은 일주일에 10명이었던 목표를 매우 높은 비율로 초과 달성했다. 사업의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던 순간이었다. 나도 파랑새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 했을 때, 이게 과연 될까? 라는 의구심을 한 두번 품었을 때가 있었는데, P군의 작은 성과가 나에게도 큰 자신감을 주었다. P군에게 결정의 순간이 찾아왔다. P군은 과연 리틀팜으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할까? 나는 P군에게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이 날까지 마음의 결정을 내려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