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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진철 Jan 01. 2019

사랑

어릴 때 이모네 가면 마당에 쎈돌이라는 이름의 진돗개가 있었다. 쎈돌이는 보기 드물게 잘 생긴 개였고, 가끔씩 보는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도 얌전히 있는 품이 아주 듬직했다. 시장 옆 애견샵을 지나면서도 개는 역시 진돗개지 생각했다. 몇 년 후, 내가 루비라는 이름의 토이푸들과 스무 해를 같이 보낼 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전혀 하지 못했다. 루비는 똘망똘망했고 무엇보다 다리가 정말 길었다. 스트레칭 하는 품이 마치 고양이같았다. 다리가 기니까 웬만한 계단은 척척 넘어다닐 정도였다. 지나가다 닥스훈트니 하는 다리 짧은 개들을 보면, 강아지는 역시 푸들이지 하면서 피식 비웃었다. 몇 년 뒤, 내가 오월이라는 이름의 웰시코기를 얼마나 사랑하게 될 것인지는 상상도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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