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웃 가베님, 아미오님과 만나자 만나자 말이 나온 건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즈음 열리는 회의로, 원주에서 서울 출장오는 날 식사 버전이었다. 헌데, 날이 뜬금없이 위원회가 수요일로 잡히질 않나, 갑작스레 금요일에 열리질 않나, 일정표의 시기와 질투로 올해도 3개월이 흘렀다.
변덕으로 널뛰는 스케줄에 놀아나지 않겠노라.
5월6일 연가 신청 완료.
만나는 날에 딱 맞춰 일어난 갈비뼈 골절.
금을 본(bone) 이후 운동과는 금지된 사랑을 하며
'회사-집'만 사모님처럼 이동할 뿐이었다.
그러다 우물 안 촌년 개구리가 튀어나갈 결전의 날. 가베, 아미오님과 영화 <접속> 찍으러 가는 길이라 그런지 골절상 이후 장거리 첫 운전인데 핸들 맞춰 갈비뼈도 신나게 회전을 한다.
잘 붙었구나! 옳거니~
약속 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한 나, 보다 더 먼저 나와 있는 그녀들. 자동차 창 밖에서 지나가는 내게 손 흔들며 우렁차게 내 이름을 불러주는 그녀들(경기도 광주로 귀국해 피켓 들고 있는 것 같은 황홀함).
번호만 따고 소개팅 할 때 통상 45도 슬로우 시선으로
"저기요. 혹시..." 가 첫 멘트이거늘, 아니면 어쩌려고 바이브레이션 없는 날계란 머금은 목소리.
낯가림 많은 몸짓에 지나지 않은 나를, 내 이름을 불러주어 익숙함의 꽃이 되었다.
동화에 나올 법한 아미오님 댁에서 1차 다과를 즐기고 2차 중식 코스, 3차 호수 둘레길, 4차 커피와 수제빵... 이어서, 결혼식 하객마냥 아미오님과 가베님으로부터 사람 불러 함께 들고 갈 정도의 답례품(고객 맞춤형 선물).
사람, 장소, 시간 모두가 내 인생에 처음이듯 함께 나눈 대담, 음식, 풍경, 선물 모두가 첫 경험이었다.
글은 여성스러우나 말은 세상 털털한 아미오님, 글은 터프하나 말은 세상 여성스러운 가베님, 행동에선 섬세와 배려가 이탈하지 않는 두 분.
함께 걷던 중 끈이 대롱대롱 매달린 운동기구를 보자마자 플라잉 요가나 폴댄스를 연출해 보라며 합창 한다. 애프터 신청을 받아내고 싶어하는 후까시 청년 마냥 늘어난 몸무게고 자시고, 경단녀 아닌 운단녀 임에도 단숨에 매달렸다. 갈비뼈 골절 후 처음 내딛은 팔! 힘!
찰떡같이 붙었구나. 심봤다!
아담이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듯 그녀들은 이색 체험으로 내 갈비를 되돌렸다.
블로그 이웃 천사가 오신 그날에 이어 부모님과 부처님이 동시에 오신 날, '움직임' 강령 또한 내게도 오시어 "갈비 호흡" "흉곽 호흡" 불어 넣으며 드디어 아이들과 필라테스를 함께 한다.
해방된 오늘 모든 이의 삶에도 광복이 있기를
립(rib) 서비스~~~~~~~~~~~~~~~~^^
다음은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까다로운 갈비뼈 골절 진단,
'지못미'로 해 줄게 하나 없는 갈비뼈 골절 치료,
갈라놓은 운동 사이 언제 어떻게 지냈는지
갈비 구속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는 이들을 위해
병상일지 같은 집상일지 공유한다.
- 갈비뼈 골절이 진단 되기까지 -
갈비뼈 골절 환자 대부분은 골프나 테니스로 한쪽만 자주 사용해 금이 간다. 또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추락하거나 교통 사고 충격으로 골절상을 입는다. 뼈가 약해진 노인층에선 기침 만으로도 부러지는 게 갈비뼈 골절이다.
어쩌구니 없이 부러진 난, 일주일간 세 군데 병원을 찾은 끝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4월초 다친 날 찾아간 정형외과 의원은 잔뜩 부풀어 올라 폴더처럼 옆구리가 구겨지는 듯한 내게 냉각 물리요법과 소염 진통제를 처방했다. 초음파상 골절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니 상체를 비트는 동작만 하지 말란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식은땀이 날 정도로 아파 원주의 정형외과 의원을 찾았다. X-Ray 사진(측면)에서 안 보이면 골절이 아니라며 골절이 말처럼 그리 쉬운 줄 아느냐며 초강력 진통제와 근이완제, 뜨끈한 물리치료를 처방했다. 물리치료 받으러 또 오란다.
시간이 절대 약이 아닌,
흐를수록 약오르게 더 아프다.
가슴 부여잡고 의사가 여럿 있는 병원을 찾았다.
날 눕혀놓고 초음파 검사를 하던 영상의학과 선생님이 묻는다.
"혹시, 심하게 부딪치셨나요?"
"부딪쳤다고도 볼 수 있고..."
"아니, 뭐 하다 이렇게 되신 거에요?"
"(어떻길래?) 폴댄스 하다가요."
정형외과 의사에게 판독지를 넘길, 한 번 보고 말, 영상의학과 선생님에게 구구절절 설명은 불필요. 내 성격만큼이나 독특한 부상이기에 굵고 짧은 답변만.
정형외과 진료실 도착.
컴퓨터 화면을 보여주며 추첨에 당첨이라도 된 듯
"딱 봐도 명백한 골절!
지금부터 4주 동안 운동 금지,
20대보다 더 많이 사용해 닳고 닳은 40대이니
4주 후 경과보며 2주 더 추가 운동 금지,
안그러면 후유증, 흉터 다 평생 갈 수 있습니다"
어쩜 이리 말씀도 이쁘게 하실까.
(증상 따라 운동 여부는 제가 조절하겠습니다!)
'폴댄스'라는 단어만 듣고 병원에서는 아마 높은 데서 추락했거나 한쪽만 쓰는 뒤집기 동작(인벌트)을 많이 해서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난...
겨드랑이 사이에 폴을 끼고 양 다리를 찢어 들어올리는 동작에서 떨어져 죽을까봐 기를 썼는지, 유독 센 팔힘이 독이 된 건지, 폴에 옆구리 가슴이 짓눌려 그만...
※ 덧붙임
뼈가 장기를 찔러 혈흉이 되거나 기형이 발생할 수 있어 흉부외과를 찾아가면 좋으나 시간 지날수록 호흡이 좋아져 합병증은 없다 치고, 종합병원에서 갈비뼈 골절 확진을 위해(진단서 필요자들) CT나 Bone Scan 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나 번거로운 예약 시스템과 금식 유지하며 몸 속에 조영제 넣어 검사를 굳이 받을 필요가 없기에
정형외과 2차병원에서, 부기가 가라앉고 뼈가 제자리를 찾을 일정시간 경과 후 골절 진단 받음.
갈비뼈는 영상에서 잘 보이지 않는 입체적 입지 조건인 데다 복합골절 등 합병증이 없는 이상 깁스 같은 치료법도 없기에 증상만으로 내리는 경우도 있음.
- 갈비뼈 골절의 여정 -
(음식)
뼈 붙는 데 좋다는 음식 포함해 평소 총 칼로리보다 3배 이상을 먹었다. 곰이 마늘 먹고 사람 될 기세로, 플라시보 효과이든 간에 닥치고 먹었다. 운동할 땐 생전 않던 회식은 4번이나, 원주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간 회식 장소인 아웃백에서 부족하다고 직원이 굳이 시킨 메뉴도 "립" 스테이크... 고객과의 오찬도 유독...
(운동)
운동 금지를 굳이 시키지 않아도 아파서 꼼짝 할 수가 없다. 허리와 하지 방사통의 2차 통증, 종아리 부종으로 인한 뒤틀림 발생. 상체 고정에 따른 복부 둘레 증가로 바지가 맞지 않아 2주차까지 고무줄 바지로 출근. 움직임 부족으로 인한 교감신경 감소 및 부교감신경 활성화로 저녁 식사 후 8시부터 잠에 취한 병든 닭 상태.
3주차부터 등척성 운동 실시.
* 등척성 운동: 관절의 길이와 각도 변화 없이 버티는 자세인 근력 운동. 허벅지, 엉덩이 쪼여 힘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