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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Jun 04. 2023

인생 톱니와 함께 가는 전거근(앞톱니근)

전거근 단속만 잘 해도 삶의 질이 다르다

헬스나 필라테스를 접한 사람이라면 ‘전거근’, ‘전거근’, 침 튀도록 강조하는 얘기를 들어봤을 게다. 헬스에서는 지정학적 위치로 가슴 파트에서, 필라테스에서는 어깨뼈에 붙은 점 감안해 어깨 파트에서 소개한다. 이러든 저러든 앞톱니근(전거근)이 얼마나 받쳐주느냐에 따라 등에서 어깨뼈가 잘 붙어 있느냐, 둥둥 들떴느냐가 좌우된다. 


근육이라 하면 네모, 세모, 동그라미, 가로, 세로, 사선, 민무늬... 이렇게만 생겼을 줄 알았다. 겨드랑이 밑에서 뻗어 나온 전거근은 달랐다. 배나 사과 포장하는 껍질을 내 몸에서 보다니. 이름처럼 톱니(톱날)처럼 생겼다. 등 아래쪽에도 있어 앞에 붙은 톱니로서 전(前)거(鋸)근이다. 


보고 만져지는 게 다가 아니다. 갈비뼈(8~9번째)부터 시작해 어깨뼈 안쪽모서리까지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어깨뼈를 양쪽으로 벌려주는 유일한 근육이다. 앞으로 나란히 한 팔을 앞으로 더 내밀게 하고 위로 회전도 시키고 어깨를 끌어 내려주기도 하니 약방의 감초다. 


가장 중요한 건 어깨뼈를 갈비뼈에 딱 붙여 안정화시키는 점이다(심신까지 안정되는 듯). 전거근이 약하면 ‘완전히 새 됐어’ 노래가 절로 나온다. 조류처럼 뒷날개가 솟기 때문이다.  


어깨뼈에만 관여하면 이리 침 튀기며 말하지 않는다. 근육 시작점이 갈비뼈이다 보니 호흡과도 관련 있다. 들숨으로 산소를 더 많이 끌어 들이고 싶으면 전거근 단속을! 전거근은 넓은등근(광배근)과 큰가슴근(대흉근)보다 더 깊은 곳에서 소리 없이 강한 근육이다. 생긴 것만 남다른 게 아니다. 


전거근이 강한지는 어깨뼈 안쪽에 손을 쓰윽 밀어 넣어도 알 수 있지만 팔굽혀 펴기로도 바로 알 수 있다. 벽을 밀거나 바닥을 밀 때 어깨뼈가 솟거나 등이 푹 꺼진 상태로서. 난 ‘미시오’ 문을 열 때마다 전거근을 감지한다. 세상 공평하게 왼손으로도 밀어준다. 


엎드려 기어가는 자세(테이블 포지션)를 취할 때도 전거근을 느낀다. 네 발로 다니는 짐승들은 이 근육이 가슴까지 연결되어 몸통을 지지하며 팔다리를 안정화시킨다. 기어가는 자세를 취하는 동작에서는 강아지를 떠올리며 내 근육도 그러려니 느낀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사과 포장재나 지나가는 동물만 보더라도, 내 팔을 움직일 때마다 머릿속에는 전거근이 톱니처럼 돌아간다. 인생도 내 뜻과 달리 돌아가는 판에 전거근이라도 몸에 딱 붙여 안정화 시켜보자. 





* 참고

근육뼈대계통 제6판, 범문에듀케이션, 86~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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