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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Jul 21. 2023

하나로 퉁 치기에 너무도 정교한 뒤넙다리근(햄스트링)

꼭 몸이 어디가 고장 나야 정신 차린다. 약해빠지거나 고장나서 자주 들었을 게다. 뒤넙다리근(햄스트링)을. 평소 오른쪽 고관절과 햄스트링에 비해 왼쪽이 턱없이 부족한 나만 그런가. 왼쪽 햄스트링이 두 번이나 파열돼 반복학습을 일삼았으니 말이다.


햄스트링, 하면 허벅지 뒤, 일명 뒷벅지 그 한 덩어리려니 했다. 햄스트링 근육은 3개다. 허벅지 앞은 네갈래근이라고 4개라는 소리는 익히 주워들었다. 허벅지 뒤가 쪽수에 밀려 더 강화시켜야 된다는 말도. 근육이 들러붙은 모양을 직접 보면 관절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본 만큼, 안 만큼 움직이나니. 그럼 살펴보자.


햄스트링은 일명 ‘씻본(sit bone)’이라고 앉을 때 바닥과 닿는 부분인 궁둥뼈거친면(좌골결절)에서 근육이 시작된다. 3개 중 하나는 무릎 바깥쪽에 붙고 두 개는 무릎 안쪽에 붙는다.

* 바깥무릎에 붙은 근육: 넓다리두갈래근(대퇴이두근)

 안쪽무릎에 붙은 근육: 반힘줄근, 반막양근



골반뼈와 무릎뼈를 잇기 때문에 고관절(사타구니)이 열려 다리를 뒤로 뻗거나 무릎을 접을 때 강하게 자극된다. 이 때 무릎을 밖으로 벌린 상태(외회전)에서 시작했다면 바깥 햄스트링이, 무릎을 안으로 오므린 상태(내회전)였다면 안쪽 햄스트링이 자극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씻본이라는 골반에 붙은 만큼 골반을 뒤로 기울일 때 햄스트링이 자극된다. 천장 바라보고 누워 두 다리를 들어 올린 동작을 할 때 “허리가 꺾이지 않게 바닥에 꼭 붙여 주세요”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허리 보호를 위해 골반을 뒤로 기울이게 마련인데 레그레이즈 같은 운동이 복근운동만이 아니라는 게다. 누워서 척추를 분절하는 운동도 척추운동만이 아닌 햄스트링 공략 기회이니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동작을 할 때 무릎이 안으로 몰리면 모음근(내전근)이 약한가,도 의심할 텐데 무용수의 경우에는 무릎 안쪽에 붙은 햄스트링이 바깥보다 상대적으로 더 세서 그럴 수 있다. 나 역시 햄스트링이 파열되었을 때 정형외과 두 군데 중 한 곳은 내전근 파열이라 진단하고 또 한 곳은 햄스트링 파열이라 진단했다.  


고관절이든 무릎이든 접었다 펴질 때 햄스트링이 자극되니 이 얼마나 거저 받은 기회인가. 거의 모든 움직임에서 이 두 관절을 쓰니 말이다. 운동할 때는 처음 상태로 되돌아오기까지 햄스트링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일상생활에서는 다리 움직일 때 햄스트링을 잊어서는 안 될 이유다.


근육 붙은 모양을 알고 쓰면 얼마나 많은 곳에서 우리가 놓치고 사는지를 알게 된다. 돈 줄이 새고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이 바람따라 흘러가는 느낌일 게다.


그런 의미에서 난 신발신기가 햄스트링 자극 시간이다. 발목을 꺾으면 햄스트링이 더욱 살아있음을 느낀다(한 발 서서 버티는 다리는 중둔근 주워 먹기). 굳이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허리를 곧게 편 상체를 접었다 펴도 햄스트링이 자극되니 인사성까지 발라진다.   


내 인생에 햄스트링을 하도 중시해서 그런가.

호흡과도 같은 존재로 섬겨서 그런가.


다리가 짧다는 의미로 붙은 ‘앉은키’ 별명도 쏙 들어갔다. 오히려 다리 길다 소리를 다 듣는다. 햄스트링이 참 용하긴 용하다. 진정한 미인의 조건은 얼굴이 아닌 햄스트링이라는 사실!



* 참고문헌

근육뼈대계통 제6판, 범문에듀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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