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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Nov 20. 2023

발바닥이 아파 출근을 못 하겠다는 직원에게

회사가 해 줄 일은 병가, 팀장이 해 줄 일은 습관

"팀장님, 아침에 일어났더니 발바닥이 아파 못 걷겠어요. 왜이래요?"


지난 주 월요일 아침 직원에게 받은 카카오톡이다. 족저근막염인 것 같아 병원부터 가라 했다. 역시나였다. 족저근막염은 유명세를 떨친 축구선수나 야구선수, 마라톤선수들이 거쳐 간 질병이다. 그만큼 운동을 심하게 했거나 발에 과부하가 걸리면 생기는 발바닥 염증이다.


직원은 비만은커녕 마른 체형인 데다 유병률이 높은 40~60세보다도 훨씬 젊은 30대다. 출근할 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아이와 함께 퇴근하기도 바쁘니 빡센 운동으로 걸렸을 리도 없다. 이런 고통을 처음 겪어 치료까지 받게 되었으니 나 역시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 


이 친구가 육아 휴직 후 일한 지 6개월 됐고 요며칠 하이힐 신고 간간히 늦게까지 남아 일하고 점심시간과 화장실 빼고는 앉은 생활이고 회사 어린이집이니 출퇴근은 거의 승용차이고...이래저래 고정 자세 발이 무리였나보다(알고보니 담당 팀장 스트레스라면 더 대박인데?)


통상적으로 오래 서 있거나 오래 걸으면 발바닥 근막이 찢긴 상태가 되고 누워 잘 때는 발등이 열리면서 발바닥 근막이 서로 들러붙어 재생되곤 한다. 염증이 있는 상태였다면 아침에 일어나 첫 발 내디딜 때 발바닥 근막이 확 늘어나 걷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아팠을 게다. 정도에 따라 걸으면 나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병가(질병 휴가)보다 중요한 게 앞으로이니 오늘 직원 출근에 맞춰 준비했다.


발바닥 아치가 무너지거나 발목 뒷부분인 아킬레스건이 제한 되거나 종아리 근육이 타이트 하거나 모두 관련이 깊다. 아프다는 발바닥 만의 일은 아니다. 일상 속에서 접근하기 쉽고 효과도 꽤 높은 습관 세가지를 제안 했다.




1. 발바닥을 지압해 주세요. 


족저근막염은 대개 발뒤꿈치와 가운데 아치 부분이 아프지만 발가락을 뺀 나머지는 모두 지압한다 생각하고 꾹꾹 눌러 주세요. 발바닥 밑에 공을 끼워 누르거나 드럼이나 북 채가 있으면 밟아 지압해요. 양쪽 발 동시에 하면 어디가 더 아픈지 차이를 즉각 느낄 수 있어요. 더 강한 자극을 원하면 서서 한 발 떼고 누른 발에 무게를 실어 보세요. 

원형이나 나무나 테로 둘러싸인 의자라면 그 자체가 지압기다




2. 발바닥을 밀어 주세요.


공이든, 채든 근막 다리미질 하듯이 위아래로 문질러 주세요. 마사지볼이나 골프공, 드럼채에 발바닥 얹어 문지르셔도 되고 의자에 앉아 발바닥 하나를 허벅지에 얹어 손으로 도구 잡고 눌러 문질러 주세요. 공이나 채가 없으면 볼펜으로 발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쓱쓱 밀어 올리면 됩니다. 공부나 독서, 글쓰기 등 책상에서 졸릴 때 눈 번쩍 뜨게 하는 특효약이기도 해요. 근막도 챙기고 뇌신경도 챙기고!  



3. 발목, 종아리도 챙겨 주세요. 


부츠처럼 발목 움직임이 제한 되거나 하이힐처럼 발이 변형된 상태가 오래 되면 발바닥 근막에도 영향이 커요. 그래서 '족저근막이 늘어나는 상태, 발가락을 몸통 쪽으로 당긴 상태의 발목 굽힘이 필요해요. 족저근막염일 때 아침에 침대 밖 첫 발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이 상태로 잠 들면 좋죠. 걸을 때와 같은 상황이 되니까요. 발목 당긴 상태에서 종이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걸 권유하는 의사선생님도 계신데요. 벽이 보이면 뒤꿈치 꾹 눌러 종아리를 당겨 주세요.






난 이 세 가지를 매일 아침마다 한 방에 해결한다. 


우선 마사지볼을 발가락으로 꽉 움켜 쥔다(전문용어로 '랩토즈' 운동). 이러면 발 근육도 발달하고 발 아치도 지압되고 종아리 근육까지 수축되어 온몸 혈액 순환까지 돕는다.한쪽 발 해 보고 걸어 본다. 워낙 비굑 당하는 재미에 빠진 사람인지라. 양쪽 발의 무게감과 붓기, 아치 정도가 확실히 다르다. 뭔가 큰 걸 득템한 기분에 휩싸인다. 매일 아침, 식사 때 포즈라 하루 기분까지 좌우한다. 


우리 몸은 근막이 몸 전체로 연결되어 있다. 집합소는 발바닥이다. 두목을 건드리니 온 몸이 풀리는 건 당연지사. 족저근막염은 남의 일이 아니다. '1.발바닥 지압, 2.발바닥 밀기, 3.발목/종아리 수축' 벼락치기 말고 평소 때 미리미리 저축하자.


아들래미 수시 시험보는 와중에 발등 올린 채로 이 글을 쓰고 있는 난 AI인가 한도 초과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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