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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Feb 01. 2024

발 뒤꿈치 때 만도 못한

한 주간 절뚝이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발바닥이 아파 걷지 못하겠다던 직원,


과 달리


발이 쓰라려 내딛질 못하겠다. 뒤꿈치에 뭐가 박혔나 하고 보니 스윽 그어진 틈에 피가 맺혔다. 간밤에 누가 내 아킬레스건을 훔치려고 그은 듯한. 손가락이 칼로 배어도 그리 쓰라린데 발은 땅과도 만나니 디딜 때마다 고통이었다. 남 모르게 까치발 신세.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몸에서 가장 중요한 걸 발로 치는 사람. 운동할 때 발 위치가 다리 정렬과 몸 전체를 좌우한다느니, 발 아치가 무너지면 죄다 무너진다느니, 발근육과 발뼈가 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랄지, 아침마다 마사지볼로 하이힐을 신는다는 둥, 바닥에 널부러진 양말도 수그림 없이 발근육으로 낚아챈다는 둥... 발발거리며 어지간히 발 수다를 떠들어댔다. 발이 배신감 들었나.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그러던 발 하나로 일주일 불편했다. 몸에 뭘 바르는 걸 워낙 귀찮아 한다. 그나마 출근을 하니 얼굴에 썬크림을 도포할 뿐. 간호사 전적으로 손은 숱하게 씻지만 핸드크림은 썬크림과 마주침이 비슷하다. 손등이 부르트고 갈라져서야 핸드크림을 손에 쥐는 스타일이다. 발은 가시권에서 벗어나 동선이 긴 탓에 비누 말고는 컨택 포인트가 없었다. 


쥐가 사자 그물을 이빨로 뜯어 구해 준 동화가 생각난다. 발뒤꿈치 갈라진 틈새가 사람을 이리 흔들다니. 아침 저녁으로 발뒤꿈치에 로션을 바른다. 화초 키우듯이 수분 듬뿍. 기능만 신경 쓰고 생긴 건 방치 했으니 발뒤꿈치 때 만도 못한 상처가 도졌다. 생김새 방치가 어디 발 뿐이랴.

발바닥 가운데 부분(아치)을 족궁이라 한다. 진정 발은 고이 모실 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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